태국 국왕 손위누이, 사상 첫 총리직 도전…총선정국 '소용돌이'

입력 2019-02-08 16:04:02

'탁신계 정당' 후보 출마…친군부 정당 총리후보 쁘라윳 총리와 맞대결
왕실, 국민 지지 절대적…"쁘라윳 재집권 구상에 타격·총선 정국 혼돈"

태국 왕실 사상 첫 총리 후보로 나서는 우본랏타나 라자칸야 공주. 지난 2008 년 8월 스페인의 사라고사에서 열린 국제 엑스포 행사장에 참석해 박수를 치는 모습. 연합뉴스
태국 왕실 사상 첫 총리 후보로 나서는 우본랏타나 라자칸야 공주. 지난 2008 년 8월 스페인의 사라고사에서 열린 국제 엑스포 행사장에 참석해 박수를 치는 모습. 연합뉴스

태국 왕실 사상 첫 총리 후보로 나서는 우본랏타나 라자칸야 공주. 지난 2010 년 3월 홍콩의 엔터테인먼트 엑스포의 필름마트 행사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태국 왕실 사상 첫 총리 후보로 나서는 우본랏타나 라자칸야 공주. 지난 2010 년 3월 홍콩의 엔터테인먼트 엑스포의 필름마트 행사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친군부 정당의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운데)가 8일 태국 방콕의 선거 관리위원회 장교에게 선거 등록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군부 정당의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운데)가 8일 태국 방콕의 선거 관리위원회 장교에게 선거 등록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3·24 태국 총선에서 차기 총리직을 놓고 현 집권세력인 친군부 정당과 탁신 전 총리 세력 간 대결이 뜨거운 가운데 태국 국왕의 손위 누이가 왕실 사상 처음으로 총리직에 도전, 화제를 낳고 있다.

8일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67세인 우본랏타나 라자칸야 공주가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 세력인 푸어타이당의 '자매정당'인 타이락사차트 당의 총리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우본랏타나 공주의 총리직 도전은 현실 정치에는 참여하지 않아 온 왕실의 오랜 전통을 깨는 것으로, 왕실 고위 인사가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우본랏타나 공주(67)는 2016년 서거 이후에도 태국 국민의 존경을 받는 고(故)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의 네 자녀 중 장녀이자, 마하 와치랄롱꼰(라마 10세) 현 국왕의 손위 누이다. 우본랏타나 공주는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뒤 해외를 떠도는 탁신 전 총리와, 그의 여동생으로 역시 2014년 쿠데타로 실각해 해외 도피 중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와 정치적 입장을 같이하면서 그들과 친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친(親)군부 정당인 팔랑쁘라차랏당의 총리 후보 지명을 수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태국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왕실의 공주가 총리 후보로 나서면서, 군부 정권 수장인 쁘라윳 총리의 재집권 구상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군부 정권과 '탁신계' 정당 간 팽팽한 힘겨루기 양상이 예상되던 태국 총선 구도도 소용돌이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본랏타나 공주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유학 중 만난 미국인 피터 젠슨과 1972년 결혼하면서 왕족 신분을 포기했다. 이후 MIT에서 이학사를 취득한 뒤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공중보건 석사학위를 받았다. 우본랏타나 공주는 결혼 이후 26년간 미국에서 살다가 1998년 젠슨과 이혼한 뒤 태국으로 돌아왔다.

슬하에 세 명의 자식을 뒀지만, 아들 한 명은 2004년 인도양 쓰나미 당시 불과 21살의 나이로 숨지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왕실로부터 공주 칭호를 받았다.

태국 문화부에 따르면 우본랏타나 공주는 4곳의 비영리재단을 이끌면서 마약 방지 캠페인, 자폐증 환자들과 빈민들에 대한 지원 등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왕실의 다른 형제자매들과는 달리 태국 영화 제작과 관련한 활동으로 인해 주류 언론에 자주 등장해 왔다. 태국 영화산업 대사 자격으로 칸영화제 등에도 자주 참석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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