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김경수 지사 재판을 갖고 청와대 앞에 가서 그런 망동을 하느냐. 탄핵당한 세력들이 감히 촛불 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 불복으로 대하느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유한국당을 향해 쏟아낸 말이다. '감히' '망동' 등 도를 넘은 단어들이 동원됐다.
한국당이 청와대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드루킹 댓글 조작을 알았는지 입장을 밝히라고 한 것은 야당으로서는 당연하다. 민주당이 야당이라면 더했을 게 분명하다.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감히란 말을 수차례 쓰며 언성을 높였다. 오만과 독선이 묻어나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민심 이반을 부른 집권 세력의 발언들을 보면 그 바탕에 오만과 독선이 깔렸다. 한국당을 공격하려는 조급한 마음에 이 대표가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것이 얼마 전이다. 정부 정책 실패로 일자리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50·60대 동남아 가라'며 국민에게 잘못을 떠넘겼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리 의혹을 폭로한 청와대 행정관을 '미꾸라지' '꼴뚜기' '피라미' 등으로 비하한 것 역시 오만과 독선이 표출된 결과다. "문재인 정부 DNA에는 민간 사찰이 없다"는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도 매한가지다.
민주당은 한국당 곽상도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7일 접수할 예정이다. 곽 의원은 문 대통령 딸 내외의 부동산 증여와 매매 그리고 해외 이주에 관한 공개질의서를 발표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 사안 역시 많은 국민이 의문을 갖고 있다. 사실관계를 조사해 국민에게 알려주면 될 일을 여당이 고발부터 하려는 까닭은 이 대표의 '감히'처럼 문 대통령을 향한 질문조차 못 하게 입을 틀어막으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이 대표 발언에 대한 한 댓글이 정곡을 찌른다. "촛불 민심은 '민주당이 집권해 주세요'가 아닌 '잘못된 나라 바로잡아 주세요'였다." '혀는 강철은 아니나 사람을 벤다'고 했다. 베이는 대상이 타인은 물론 자신까지 포함된다는 사실을 집권 세력은 깨닫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