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전 11시. 대구 수성구 파동에서 과일 수제청·수제잼 매장 '담아'를 운영하는 이서아(30) 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보였다. 설 연휴를 앞두고 주문이 몰리며 33㎡(약 10평) 남짓한 가게 한켠에는 종이가방에 담긴 수제청 수십 병이 쌓여 있었다. 새벽부터 매장 문을 열었다는 이 씨는 인터뷰 도중에도 테이블에 그릇을 올린 채 물에 담근 건무화과를 손질했다.
'담아' 매장은 이 씨가 26살이던 2015년 문을 열었다. 수제청·수제잼이라는 당시로서는 생소한 아이템이었지만 비교적 성공을 거뒀다. 특히 명절 떄면 선물용으로 수제청을 찾는 손님들이 늘어 월매출 1천만원을 기록한 적도 있을 정도다.
평소 관심 있던 수제청을 아이템으로 자영업을 결심한 이 씨가 처음 맞닥뜨린 것은 부모님의 거센 반대였다. 부모님은 안정적 수입을 뿌리치고 자영업 경쟁이 치열한 대구에서 가게를 차리는 이 씨를 이해하지 못했다. 가족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씨는 모아뒀던 돈과 퇴직금만 갖고 가게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가게가 유동인구가 적고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파동에 있어 초기 고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당시에는 수제청·수제잼에 대한 인지도가 지금만큼 높지 않았던 점도 문제였다.
이 씨는 "좋은 수제청만 만들면 자연스레 손님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달랐다"며 "승용차도 없어 매일 한두 시간씩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재료를 날랐다. 너무 순진하게 시작했다는 위기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어려움을 겪던 이 씨가 일어서게 된 계기는 결국 주변의 지원이었다. 특히 현대차의 사회공헌활동 '기프트카 캠페인' 대상자로 선정된 게 도움이 됐다. 이들이 제공한 창업용 차량과 전문 컨설팅은 이 씨에게 천군만마였다. 불필요한 이동시간이 줄었음은 물론 가장 큰 고민이었던 홍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다.
이 씨의 목표는 수제청의 대중화다. 누구나 쉽게 집에서도 몸에 좋고 맛있는 수제청을 만들 수 있었으면 한다는 순수한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이 씨는 매장에서 '수제청 강좌'도 시작했다. 집에서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매장 주방도 일반 아파트와 똑같이 꾸몄다.
"수제청을 집에서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매출이 줄지는 않을거에요. 오히려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게 돼 더 큰 시장이 형성되면 결국은 가게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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