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아들 기동에게

1996년 5월 25일 밤늦게 걸려온 전화기 너머로 서울 며느리의 슬픈 울음소리가 지금도 귓전을 울린다. 혜림(당시 손녀4세) 아버지가 죽었다고 합니다. 좀 천천히 이야기 해보라고 했으나 울음소리만 크게 들릴뿐이다.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서울 모 병원 영안실에서 아들시신을 부등켜 안고 한없이 오열했다. 이날 경기도 청평유원지에서 회사 행사를 마치고 서울로 귀가 하던 중 이상증세를 보인 아들은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사망했다.
천주교 신자인 아들은 대구 소화성당에서 많은 신자들의 기도속에 장례미사후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며느리와 손녀는 8년동안 행복했던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대구로 내려왔다.
4살짜리 손녀가 매일 아버지를 찾기에 회사추천으로 한동안 미국에 공부하러 갔다며 얼버무렸지만 괴로웠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떠난 5개월 후 유복자로 둘째손녀가 태어났습니다. 고인이 살아온 지난33년을 회고해 보면 우리 집 기둥으로서 대학 재학중에는 늘 장학생으로 아버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 착한 아들이었습니다. 재학 중 특전사로 군복무를 하게 되었다. '사내로서 특전사에서 복무한 것은 후일에 사회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아들을 격려했다.
제대후 복학한 아들은 부단한 노력으로 졸업과 함께 대기업 3곳에 동시 합격하는등 아버지를 기쁘게 하였다.
그동안 고생한 보람이었다고 축하했다. 대학선배가 많은 ○○그룹에 입사해 7년만에 업무과장으로 근무했다. 과로로 짧은 삶을 마감한 아들을 위해 회사에서는 순직으로 처리하며 애도의 뜻을 담아 가족들에게 순직패를 전했다.
어느날 첫째 손녀 책상서랍에 뜻밖의 편지를 보고 어린 자식에게는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그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제목:하늘나라 아빠가 있는 곳으로
아빠 안녕하세요! "아빠"라는 말 정말 오랜만에 써보네. 아빠 나 진짜 바보같지, 아빠가 저 멀리 먼길로 간지도 모르고 할아버지와 산소에 가면 왕할머니 안녕하세요 절하고 내일이나 오거나 전화하겠지 하며 잠자고...아빠가 너무 훌륭한 사람이라서 빨리 데려 갔을 거야... 너무 순수해서 "악"에 물들려지지 않게 할려고.. 아빠 지원이 못봤지... 지원이 정말..예뻐.. 그리고 쑥쑥 잘 크고 있어. 아빠 나 3일만 더 있으면 내 생일이야.. 하하 생일이면 제일 생각나는 사람이 아빠야. 아빠 내가 제일 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알아? 아빠 사랑해 아빠도 나 사랑하지.아빠 생신축하해요. 아빠 학교 다녀왔습니다.
아빠 생각에 참 울고 싶은 날이 많아. 하지만 나보다 더 슬픈 사람은 엄마와 지원이인 걸 알기에 그리많이 울지 않아... 착하지.. 나 아빠 .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났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슬펐는지... 울었서... 아빠, 나 엄마 지원이 하늘에서 잘보고 있지. 영원히 행복하게 해주고 지켜줘 아빠 안녕...
2004.4.27. 화요일 아빠의 첫쨰 딸 예쁜 혜림이 올림
기동아.. 아버지 나이가 벌써 83세다 이제 몸도 마음도 많이 쇠잔해 졌다. 우리가족 모두에게 건강하고 행복하도록 기도해주길...설날 아침에
이버지 이승백 전 대구 우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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