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 1969년 중학교 수학여행

입력 2019-02-08 19:30:00

예천 용문사에서 친구들과 찍은 50년 전 사진
삐딱하게 찍힌 사진은 필름카메라의 추억

독자 권영락 씨의 타임캡슐이다. 1969년 예천군 용문면 용문사 보광명전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예천군 감천중학교 2학년 재학 중 30리(12㎞) 길을 걸어 수학여행을 갔던 기억이다. 사진 중앙에 있는 학생이 사진을 보내준 권영락 씨다. 중학교 시절 삼총사로 불리던 친구들이 사진의 주인공이다.

그때는 셋 이상이면 삼총사였고 친구들 숫자에 맞춰 사총사, 오총사로 불렸다. 프랑스 문호 알렉산드르 뒤마가 쓴 소설 '삼총사'의 영향이었으리라. 여학생들의 별칭은 달랐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숫자도 많았다. 최소 '오공주'였고 대체로 '칠공주'란 이름이 붙었다.

흔들림도 있고 중심도 맞지 않아 삐딱하다. 요즘 같은 디지털카메라였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사진이다. 카메라가 귀했던 시절 필름을 아껴 찍어야 했다. 큰마음을 먹고 찍은 사진 한 장이다. 누구도 눈을 감지 않았으니 성공한 사진인 셈이다.

권 씨의 기억을 살려보자. 사진은 1박 2일 수학여행의 한 장면이다. 한 학급당 60명, 총 120명의 학생이 사찰에 와서 백팔배, 참선 기도, 타종 등 체험을 했다.

체험비로 쌀 반 되를 주고 숙식을 제공받았다. 아침과 저녁은 사찰에서 해결했다. 사찰에서 나오는 반찬이라야 사찰 음식인 나물 위주였다. 생오이를 생된장에 찍어 먹는 게 전부였지만 그 시절 학생들에겐 꿀맛 자체였다.

좁은 절간 방안이었지만 너무 좋아서 잠도 안 자고 모여 앉아 밤을 새워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

※'타임캡슐'은 독자 여러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진, 역사가 있는 사진 등 소재에 제한이 없습니다. 사연이, 이야기가 있는 것이라면 어떤 사진이든 좋습니다. 짧은 사진 소개와 함께 사진(파일), 연락처를 본지 특집기획부(dokja@imaeil.com)로 보내주시면 채택해 지면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소개는 언제쯤, 어디쯤에서, 누군가가, 무얼 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사진 원본은 돌려드립니다. 문의: 특집기획부 053)251-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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