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세기 전 오일쇼크 당시 수준으로 추락한 경기, 대책 없는 정부

입력 2019-02-01 06:30:00

경제 곳곳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경기동행지수는 98.1, 경기선행지수는 98.5로 전월 대비 0.2포인트(p)씩 하락했다. 현재미래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선행지수가 7개월 연속 같이 하락한 것은 1971년 7월부터 1972년 2월까지 제1차 오일쇼크 당시 8개월 연속 동반 하락 이후 처음이다. IMF 외환 위기, 카드 대란, 글로벌 금융 위기를 넘어 반세기 전 제1차 오일쇼크 당시 수준으로 경기가 가라앉은 것이다.

버팀목인 수출마저 불안하다.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올해 1월 수출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으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밝혔다.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미·중 통상마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져 수출이 언제쯤 활력을 되찾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경기지수, 수출 등은 물론 경제 현장에서는 죽을 지경이라는 아우성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 인식은 안이한 것을 넘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청와대 경제보좌관이란 인사가 얼토당토않은 말을 쏟아냈다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로 일자리 대란 등 경제가 추락했는데도 엉뚱하게 국민에게 덤터기를 씌웠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의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경질된 경제보좌관과 대동소이한 것은 아닌지 우려될 정도다.

국내외에서 우리 경제에 대해 경고가 나오고 있다. 3, 4년 후가 두렵다는 말도 있지만 당장 올해부터 걱정이다. 세계 곳곳에서 미래를 선도할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한 혁신·경쟁이 기업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와 달리 우리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규제 완화와 투자 확대가 이해 상충, 기존의 사고 방식, 관행에 가로막혀 진척이 안 되고 있다. 정부가 헤드쿼터 역할을 제대로 못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만 파묻혀 험난하기 짝이 없는 미래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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