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수단에 경제난 항의 시위 이어져...대규모 유혈 사태

입력 2019-01-31 17:11:26

총격 발포 사망, 성폭행 고문도 자행...수단에서는 독재자 퇴진 요구

29일(현지시간) 수단의 수도 하르툼의 쌍둥이 도시인 옴두르만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오마르 알 - 바시르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며 승리하겠다는 의미로 V자를 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수단의 수도 하르툼의 쌍둥이 도시인 옴두르만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오마르 알 - 바시르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며 승리하겠다는 의미로 V자를 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짐바브웨와 수단에서 기름값, 빵값 인 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면서 과격 진압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유혈 참사가 빚어지고 있다.

짐바브웨에서는 지난 12일 에머슨 음낭가과 대통령이 통화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연료값을 2배 이상 인상하자 수도 하라레 등지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유류 가격뿐 아니라 식품과 의약품 가격도 오르면서 생활고에 직면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가 투입한 군·경이 발포 사격을 하는 등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면서 수십명이 사망했고 성폭행도 자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자들을 대대적으로 검거한 후 고문도 가해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경찰은 비난을 피하기 위해 가해자들을 '제복' 또는 '위장 군복'을 입은 '흉포한 악당들'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음낭가과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끔찍하다"며 보안군 내의 범죄자들에게 묻겠다고 밝히면서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사태는 숙지지 않고 있다.

짐바브웨에서는 2017년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이 쿠데타로 물러나고 음낭가과 대통령이 집권했으나 생필품 가격이 치솟는 등 경제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수단에서도 지난달 19일 빵 가격 인상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한달 넘게 이어지면서 수십명이 총격으로 사망하는 등 대규모 유혈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수도 하르툼과 가까운 도시 옴두르만 등에서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시위대들은 장기집권중인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했다.

수단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처럼 장기간 이어지기는 이례적인 일로 생활고와 독재에 대한 불만이 쌓일대로 쌓인 상황에서 폭발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 여론을 의식한 수단 정부가 30일 반정부 시위로 인한 수감자들을 석방한다고 밝히면서 유화책을 썼지만, 시위 사태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바시르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지지층과 군부를 등에 업고 강경한 태도이다. 바시르 대통령은 최근 지지자들이 모인 집회 연설에서 "수단 국민은 2020년에 선거를 통해 누가 그들을 통치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시르가 이번 시위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단 군부가 바시르 대통령을 지지하고 야권이 약하기 때문에 바시르가 결정적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바시르는 1989년 쿠데타로 집권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다르푸르 내전에서 전쟁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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