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상징' 김복동 할머니 별세…생존자 23명

입력 2019-01-29 16:06:43 수정 2019-01-29 16:06:48

향년 93세로 恨 많은 삶 마감…1992년 위안부 피해 공개·인권운동 시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93) 할머니가 28일 오후 10시 41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3일 제1355차 정기수요집회에 참가해 발언하는 김복동 할머니 모습.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93) 할머니가 28일 오후 10시 41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3일 제1355차 정기수요집회에 참가해 발언하는 김복동 할머니 모습. 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28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이날 "김복동 할머니가 오늘 오후 10시 41분 별세했다"면서 "장례식은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시민장'으로 한다"고 밝혔다.

정의연에 따르면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출생한 김 할머니는 1940년 만 14세의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연행됐다.

이후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 끌려다니며 '성노예'로 피해를 봤다.

김 할머니는 1992년 위안부 피해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여성 인권 운동의 길을 걸었다. 김 할머니는 1992년 8월 제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 연대회의에서 위안부 피해를 증언했다.

이후 김 할머니는 1993년 오스트리아 빈 세계인권대회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를 증언하는 것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서 증언을 이어갔다.

김 할머니는 기부 활동도 활발히 이어나갔다. 김 할머니는 2015년 6월 전쟁·무력분쟁지역 아이들 장학금으로 5천만원을 기부했다.

2017년 7월 재일 조선 고등학교 학생 2명에게 '김복동장학금'을 전달하고, 2017년 8월에는 사후 남은 모든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약정도 맺었다.

2017년 11월에는 포항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1천만원을 후원하고, 여성인권상금 5천만원을 기부해 무력분쟁지역 성폭력 피해자 지원 및 활동을 위한 '김복동 평화상'을 제정했다. 지난해에도 재일조선학교 지원을 위해 5천만원을 기부하고, 올해 1월에는 '바른 의인상' 상금 500만원을 재일조선학교에 후원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9월 암 투병 중에도 서울 종로구 외교통상부 청사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을 위해 1인 시위를 했다.

김 할머니의 별세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앞서 이날 오전에도 위안부 피해자 이모 할머니가 별세했다.

정의연은 "김 할머니의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다"며 "조문은 1월 29일 오전 11시부터 가능하다. 2월 1일 발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