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에 떠난 18,000km 미국대륙횡단기]⑦자연의 신비로움과 아찔한 절경의 거니슨 블랙캐니언 국립공원

입력 2019-01-30 19:30:00

거니슨강과 협곡.
거니슨강과 협곡.

▶거니슨 블랙캐니언 국립공원(Black Canyon of the Gunnison National Park)

블랙 캐니언 국립공원은 미국 콜로라도 주 서부에 위치해 있으며, 총 길이가 77km인 거니슨(Gunnison)강이 흐르는 가운데 협곡이 위치한 19km 부분이 1999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블랙 캐니언이라는 명칭이 붙여진 이유는 협곡이 가파르고 워낙 깊어 바닥까지 햇볕이 닿는 시간은 하루에 몇 분밖에 안되어 어둡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블랙 캐니언이 보여주는 장관은 물과 요동치는 바윗덩어리들이 수정처럼 단단한 암석을 깎아내려 오면서 서서히 형성되었다. 그래서 폭이 좁고 양쪽 벽이 가파른 깊은 협곡이 이어져있어 깊은 곳을 바라보고 있으면 압도되지 않을 수 없다.

드래곤 포인트는 바위의 무늬는 하늘로 날아 오르는 용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
드래곤 포인트는 바위의 무늬는 하늘로 날아 오르는 용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

우리는 자동차로 공원의 남북을 잇는 사우스 림 로드(South Rim Road)를 따라 차례로 둘러보기로 했다. 도로를 따라 가면 멀리 협곡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 협곡을 보려면 도로에서 내려서 걸어서 협곡 근처로 가야만 했다.

먼저 방문자 센터 뒤편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바로 거니슨 포인트(Gunnison Point)가 있었다. 절벽 끝에서 바라보는 협곡과 그 사이를 흐르는 거니슨강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바위의 무늬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용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는 드래곤 포인트(Dragon Point)에서 바라본 모습도 또한 장관이다.

암석 사이로 전혀 다른 성질의 암석이 형성되어 줄 무늬를 이루고 있는데 그 모양이 다양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2,300피트의 Painted Wall은 공원에서 가장 높은 절벽이다.
암석 사이로 전혀 다른 성질의 암석이 형성되어 줄 무늬를 이루고 있는데 그 모양이 다양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2,300피트의 Painted Wall은 공원에서 가장 높은 절벽이다.

페인티드 월(The Painted Wall)은 암석 사이로 전혀 다른 성질의 암석이 형성되어 줄 무늬를 이루고 있는데 그 모양이 다양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2,300피트의 페인티드 월은 블랙 캐니언 국립공원에서 가장 높은 절벽이다. 안내판에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보다 약 두 배 정도의 높이라고 하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그 높은 바위 절벽들은 자연이 만든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었다. 협곡에서는 전문 산악인들이 암벽등반을 하고 굽이치는 강줄기를 따라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

▶존 오토의 사랑이 서린곳-콜로라도 국립 모뉴먼트(Colorado National Monument)

콜로라도 국립 모뉴먼트는 미국 콜로라도주 그랜드정크션(Grand Junction) 근처에 있으며 1911년 5월 24일 국가지정 천연기념물(National Monument)로 지정되었다. 국립 모뉴먼트로 지정되기 전부터 공원 근처 마을에는 기후가 좋아 많은 사람들이 정착한 곳이다. 콜로라도 국립 모뉴먼트는 프루타(Fruita)지역을 통해서 진입할 수도 있고, 그랜드정크션에서 바로 동쪽으로 진입할 수도 있어, 다른 국립공원과 다른 점은 큰 도시와 바로 인접해 있어서 전망대에서 여러 광경을 도시와 함께 담을 수 있어 자연이 더 돋보이는 듯하다.

독립 모뉴먼트존는 오토와 비어트리스(Beatrice)가 결혼식을 올리고, 존 오토는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137미터나 되는 첨탑에 성조 기를 꼽고 내려왔던곳이다
독립 모뉴먼트존는 오토와 비어트리스(Beatrice)가 결혼식을 올리고, 존 오토는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137미터나 되는 첨탑에 성조 기를 꼽고 내려왔던곳이다

콜로라도 국립 모뉴먼트는 23마일의 구불구불한 관광도로(Rim rock drive)를 이용해서 공원을 돌아볼 수 있다. 공원 내의 유명 포인트로 절벽에 붙어있지않고 홀로 솟아있는 독립 모뉴먼트(Independence Monument),키스하는 부부모양의 Kissing Couple, 석탄에서 코크를 생산해내는 오븐이랑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코크 오븐(Coke Ovens), 가장 아름답고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그랜드 뷰, 언덕의 정상부에 있는 전망대로 멀리 그랜드정크션 시가지를 볼 수 있는 Cold Shivers Point 등이 있다.

그랜드 뷰(Grand view)에서 바라본 Kissing Couple.
그랜드 뷰(Grand view)에서 바라본 Kissing Couple.

콜로라도 국립 모뉴먼트는 공원을 널리 알리고 관광명소로 만든 존 오토(John Otto)가 이곳의 역사적 인물이다. 1906년 이곳에 이주한 그는 특이한 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연방정부에 수차례 진정서를 내어, 1911년 국가지정 천연기념물로 지정받게한 존 오토는 초대 관리인으로 임명되었다. 얼마 후 존 오토는 동부에서 온 화가 비어트리스(Beatrice)와 공원 명소인 독립 모뉴먼트 밑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존 오토는 137미터나 되는 첨탑에 성조기를 꼽고 내려 올만큼의 열정적인 사랑을 한 것 같다. 그 이후로 사람들은 이 곳을 웨딩 협곡(Wedding Canyon)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거대한 독립 모뉴먼트옆에 있는 큰 바위에는 지금도 이 부부가 새겨놓은 미국 독립선언문 마지막 줄의 문구가 남아있다.

석탄에서 코크를 생산해내는 오븐이랑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코크 오븐
석탄에서 코크를 생산해내는 오븐이랑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코크 오븐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부부의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사랑을 추억으로만 남기고 부인이 떠나버리자 그도 외로움과 그리움에 사무쳐 73세로 세상을 떠났다. 사랑의 행복과 이별의 슬픔은 늘 함께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는 사랑을 한다.

▶공룡 화석 공원-다이너소어 내셔널 모뉴먼트(Dinosaur National Monument)

다이너소어 내셔널 모뉴먼트는 1909년에 고생물학자인 얼 더글라스(Earl Douglass)가 이곳의 공룡 화석을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부분적으로 공룡의 뼈가 많이 남아있는 이곳을 보호하기 위해 발굴 작업에 참여했던 학자들의 건의로 1915년, 다이너소어 내셔널 모뉴먼트로 지정되었다.

1958년에 공룡의 뼈가 남아있는 채굴 경사면을 감싸는 현대식 건물이 구축되어 방문객들이 건물 안에 있는 높고 낮은 관람대에서 바위에 부각된 듯이 박혀있는 공룡의 뼈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완벽한 시설이 마련됐다. 여기에 묻힌 공룡의 뼈들은 죽은 공룡들이 강물 또는 호수에 밀려 한군데 쌓여 모래와 함께 퇴적하며 화석 과정을 거친 것이며, 지각 변화로 땅이 위로 솟고 평평한 땅에 약 45도의 경사를 만들었으며, 그 후 오랜 세월 동안의 침식 작용으로 땅 속에 숨었던 공룡의 뼈 일부가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공룡 화석 트래킹을 하는 관광객
공룡 화석 트래킹을 하는 관광객

공룡화석 전시장을 둘러보고 광장 주위 산들을 보면서 버스를 기다리던 중 미국의 질서 교육과 문화를 직접 보면서 미국인들에게서 많은 것들을 느끼게 되었다. 광장 앞에서 화장실을 가기 위해 가던 중 미국 어머니가 6살 정도의 아들에게 먼저 화장실 사용을 양보하라고 하자, 아들도 수긍하면서 나에게 먼저 사용 할 것을 권유했다. 사실 그 아들이 화장실 더 가까이 있었는데도 어머니가 아들에게 하는 말은 "저 아저씨는 walking" 이란 말로 화장실을 가기 위해 아들보다 먼저 걸어오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먼저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아이먼저 사용하라고 말을 해도 어머니와 아들은 내가 먼저 사용해야 한다며 양보를 해 주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먼저 사용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였다. 역시 배려하는 마음과 질서를 보이는 모습에서 참다운 교육을 보는 듯 했다. 셔틀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그 가족들이 산에 있는 화석을 직접 보기위해 트래킹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미국 어머니의 다른 교육 모습을 보게 되었다.

여행은 삶의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끼면서 시야를 넓히고 자연 속에서 나를 되돌아보고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인 듯하다.글·사진 배창기 대경뿌리학교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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