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한 야산에서 60대 남성이 멧돼지의 습격을 받고 숨졌다. 23일 오후 7시쯤 예천군 예천읍에서 노모(66) 씨가 자신의 고추밭에 사용할 지주대용 나무를 구하기 위해 인근 석정리 한 야산에 올랐다가 멧돼지에 물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후 3시쯤 집을 나선 노씨가 3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자 가족들이 119에 신고했고, 마을 이장 오모(60) 씨와 119구급대원들이 야산을 수색하다 오후 7시쯤 대형 멧돼지와 맞닥뜨렸다.
오 씨는 수색을 위해 직접 몰고 간 자신의 화물차 경적을 울리며 멧돼지를 쫓아내려고 했다. 하지만 무게 150㎏ 이상, 몸길이 1.5m 정도로 보이는 대형 멧돼지는 도망가기는커녕 도리어 공격성을 드러냈고, 차량과 두세 차례 충돌 후에야 달아났다. 멧돼지가 사라진 뒤 차에서 내린 오 씨는 주변에서 피투성이가 돼 숨져 있는 노씨를 발견했다.
오 씨는 "발견 당시 노 씨의 가슴과 등, 팔, 다리 등 온몸이 멧돼지에 물려 피투성이가 된 상태였다. 주변에 멧돼지 털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며 "인기척에도 도망가는 다른 멧돼지들과 다르게 아주 포악해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최근 서식영역 축소 및 먹이 부족으로 멧돼지의 도심 출몰이 잦아지면서 전국에서 멧돼지 관련 각종 사건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마을 인근 야산 멧돼지 사망사고가 발생해 인근 주민은 물론 등산객들의 불안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번 멧돼지 사망사고 현장은 인근 마을에서 불과 200m 밖에 떨어지지 않았고, 등산객과 주민 등이 자주 이용하는 등산로와도 이어져 있는 곳이어서 사고 재발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인근 주민 김모(59) 씨는 "지인들과 등산할 때 자주 지나가는 곳인데 '멧돼지 출몰로 사람이 숨졌다'는 얘기를 듣고 당분간 등산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며 불안해 했다.
예천경찰서는 "온몸이 물린 노 씨의 사인을 폐 기흉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예천군과 협의해 멧돼지 포획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야생조수퇴치 한 전문가는 "멧돼지와 마주칠 경우 등을 보이며 달아나서는 안 되고 주위에 나무나 바위 뒤로 몸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고함을 치거나 먼저 공격하는 등 멧돼지를 자극시킬만한 행동을 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당부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013∼2017년 멧돼지로 인한 인명 피해 건수는 18건에 이른다. 이 중 3명이 숨졌고, 중상 3명, 경상·골절·부상 9명, 타박상 11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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