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무원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 압박 강도 더 세져

입력 2019-01-23 16:51:56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2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부인 필리아 플로레스의 손을 잡은 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2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부인 필리아 플로레스의 손을 잡은 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좌파 정부가 점점 더 고립무원에 빠지고 있다. 사망한 전임 우고 차베스 대통령 시절부터 미국과 심각한 충돌을 빚었으며 주변 남미 대부분의 국가들과도 앙숙 관계인 마두로 정권에 대해 더 강한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자신을 비난하고 쿠데타를 조장하고 있다고 반발, 미국과의 외교 관계를 전면 수정할 것을 지시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스페인어를 섞은 연설로 베네수엘라 야권을 지지하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펜스 부통령은 동영상에서 "마두로는 권력에 대한 합법성을 갖추지 못한 독재자"라며 "우리는 베네수엘라 국민들과 함께 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대선이 공정하게 치러지지 않은 만큼 마두로 대통령의 재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지난 10년간 서로 대사를 파견하지 않은 채 외교적 충돌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측은 펜스 부통령이 시위를 앞두고 공개적으로 쿠데타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반정부 성향의 군인 27명이 수도 카라카스에서 무기를 탈취하는 등 반란을 일으켰다가 몇 시간 만에 진압됐다.

강한 친미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스위스 다보스에 도착한 후 베네수엘라에서 정권교체가 신속하게 이뤄지기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17일 브라질리아에서 망명 중인 미겔 앙헬 마르틴스 베네수엘라 대법원장과 미주기구(OAS)의 구스타보 시노제 국제문제 보좌역 등을 만나 마두로 대통령 퇴진운동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야권 인사인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과도정부를 이끄는 상황이 되면 지지하겠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개입이나 경제제재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다보스포럼에서 과이도 국회의장이 이끌 임시정부의 합법성을 인정하도록 국제사회에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파라과이 등의 남미 국가들도 브라질과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2017년에 베네수엘라 정국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미주 14개국이 리마 그룹을 결성, 지난해에 마두로 대통령의 재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근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마두로 정권에 대한 공동 보조를 확인했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우파 연대를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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