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항공단 계획 지금이라도 수정하는 것이 나을 것"
포항 해병대 항공단 창설을 둘러싸고 해병대와 부대 입주예정지 인근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2021년으로 예정된 해병대 항공단 창설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3일 포항시 남구 청림동·오천읍·동해면 주민들은 "해군6항공전단 포항부대가 인구 밀집 지역 중심에 위치해 일대 7만 명이 넘는 주민이 항공기와 헬기 소음에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해병대 항공단까지 들어서면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며 "항공단 입주지역을 변경하는 등 지금이라도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병대는 2016년부터 해병대 항공단 창설을 본격 추진하면서 항공조종사와 정비사 등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에는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1·2호기를 도입했고, 앞으로 헬기를 20여대까지 늘려 운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항공단 입주 예정지는 포항 해군6항공전단 부대 안으로 포항공항과 붙어있다. 해병대는 마린온을 보관할 격납고 공사를 지난해 4월에 시작했고, 2021년 6월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격납고 공사는 900억원대 규모다.
해병대와 3개 지역 주민 갈등은 이달 초 불거졌다. 항공단 규모를 모르는 상황에서 수개월 전 격납고 공사가 이미 시작됐다는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해병대 측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주민설명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에 최근 해병대 사령부가 포항공항에서 주민대표 10명이 참여한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갈등만 더 키웠다. 당시 주민들은 헬기 소음 대책 등을 들으려 했지만, 해병대 측은 '공사기간 500억원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 교통 불편·분진 대책 마련' 등 엉뚱한 내용을 발표한 탓이다.
앞서 3개 지역 주민들은 2010년 포항공항 활주로 확장 공사가 진행되자 동해면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며 5년 넘게 극렬하게 반대해 결국 사업을 취소시킨 적이 있을 정도로 항공기나 헬기에 대해 민감하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김철수 포항시의원은 "헬기 격납고 공사 전에 사전설명회를 열고 주민들의 양해를 구했어야 마땅한데, 깜깜이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을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할 경우 실력 행사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해병대 사령부 관계자는 "포항시를 통해 관련 사항을 협의하고 충분히 설명했다"며 "군 공사 및 전력화 사업에 대해 설명할 의무가 없지만 본격화된 공사를 주민들에게 다시 알리고 불편 사안들을 경청하기 위해 주민설명회도 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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