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추위를 많이 타고 살이 찌며 무기력하다면?

입력 2019-01-22 09:59:50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개의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기능저하증 (털빠짐과 피부병변부의 색소침착) 사진출처:탑스동물메디컬센터
갑상선기능저하증 (털빠짐과 피부병변부의 색소침착) 사진출처:탑스동물메디컬센터
갑상선기능저하증 (꼬리탈모증) 사진출처:탑스동물메디컬센터
갑상선기능저하증 (꼬리탈모증) 사진출처:탑스동물메디컬센터

따뜻한 방 안에서도 이불을 덮고 지내는 개들이 있다.

많이 먹지 않음에도 살이 찌고 탈모 증상이 있으며 활력이 저하된 개라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갑상선(샘)은 목의 기관지 양쪽에 위치하는 매우 작은 분비샘이지만 신체 대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갑상샘이 활성화되면 신체 대사가 급상승하여 살이 빠지고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 발생하며, 반대로 갑상샘이 억제되면 신체 대사가 저하되어 무기력해지고 장기의 기능이 쇠약해지는 갑상샘기능저하증(Hypothyroidism)이 발생한다.

반려동물의 경우 개는 갑상샘기능저하증, 고양이는 갑상샘기능항진증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개의 갑상선(샘) 사진출처: https://criticalcaredvm.com
개의 갑상선(샘) 사진출처: https://criticalcaredvm.com

◆개의 갑상샘 기능 저하증

개의 갑상샘기능저하증(Hypothyroidism)에 대해 알아보자. 사람은 갑상샘기능저하증에 걸리면 추위를 많이 타고, 얼굴이 붓고, 만성피로, 살이 찌는 증상이 두드러진다.

개의 경우도 사람과 증상은 비슷하지만 개는 외관상 가죽과 털로 덮여 있기 때문에 탈모 증상과 피부 병변이 두드러져 보이는 특징이 있다.

개의 갑상샘기능저하증(Hypothyroidism)은 4~10세령의 중형견(코커스패니얼,.닥스 훈트, 래트리버 등)에서 흔히 발병하지만 최근에는 소형견에게도 자주 발생한다.

해당 질병에 걸리면 활동이 줄어들고 무기력해지며, 잘 먹지 않음에도 살이 찌고 정신적으로 우울해하는 경향이 있다. 외관상 털이 푸석해지고 가늘어지며, 미용 후 털이 잘 자라지 않는다. 피부에 검은 색소침착이 나타나거나, 목줄이 압박된 부위나 꼬리 탈모(Rat Tail)가 나타나기도 한다. 눈곱이 잘 생기고 귀 염증이 만성화되는 경향이 있다.

증상이 심해질 경우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쳐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거나, 걸음걸이 이상, 노령견의 치매 증상과 유사한 무의식적인 배회 활동, 전신발작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중형견의 안면 부종에 의한 우울한 표정) 사진출처: https://vetmed.illinois.edu/
갑상선기능저하증(중형견의 안면 부종에 의한 우울한 표정) 사진출처: https://vetmed.illinois.edu/

원인은 임파구성갑상샘염(Lymphocytic Thyroiditis)이 원인의 50% 정도를 차지하며, 특발성갑상선위축증(Idiopathic thyroidal atrophy)등의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진단은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가능하며, TT4 수치가 낮으면서 증상이 뚜렷하다면 1차 진단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부신피질기능항진증(Cushing's Disease)이 있거나 복용 중인 약물이 일시적으로 갑상샘 기능을 저하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수의사는 Free T4, TSH, TgAA 검사를 통해 감별진단 후 확진을 내릴 수 있다.

약을 먹이면 증상은 확연하게 호전된다. 하지만 약물의 급여량이 많을 경우 체중감소와 불안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약물이므로 반드시 수의사의 처방을 통해 급여량을 정확히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의 경과가 좋더라도 한 달 간격으로 혈액검사가 필요하며 증상이 확연히 회복된 이후에도 6개월 간격으로 수의사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건강한 4살 이상의 반려견이 털이 푸석하고 가늘며 탈모 경향이 있고, 많이 먹지 않음에도 살이 찌는 경향이 있다면 정기 건강검진을 받을 때 갑상선호르몬 검사를 함께 받으실 것을 적극 권장한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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