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올 겨울? 유통업계엔 찬바람 쌩쌩 분다

입력 2019-01-21 17:01:49

지역 백화점 겨울 매출 급격히 감소, 불황에 강한 아울렛도 하락세 뚜렷
홍보채널 다변화, 신성장 품목 판촉 집중으로 손님 모시기 나서

경기 하강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지역 유통업계를 흔들고 있다. 불황 속에서 오히려 성장한다는 아울렛 업계도 매출 감소가 뚜렷하다. 유통업계에선 소비자들이 완전히 지갑을 닫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지난해 매출이 7% 역성장하며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겨울 들어서는 하락세가 더욱 뚜렷하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11~12월 매출이 2017년 대비 10% 정도 줄었다. 매출 감소세가 심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대구점도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4.5% 줄어들었다. 대구신세계는 5% 안팎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는 개점 첫해였던 2017년 매출이 크지 않았던 기저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추위가 덮쳤던 지난 겨울에 비해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하지만 롱패딩 등 겨울철 아웃도어 매출은 성장세여서 매출 부진을 설명하지 못한다. 지난 11~12월 대구지역 롯데아울렛 아웃도어 매출은 이시아폴리스점에서 1.5%, 율하점에서 5.5% 늘었다.

특히 12월부터의 날씨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지만 정작 겨울철 의류 매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지난해 10월 평균기온은 14.3℃로 평년보다 1.6도 낮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겨울 매출 하락을 날씨 탓으로 돌리긴 힘들다고 보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의 매출 부진이 불황 여파라는 분석에 더욱 힘을 싣는 것은 아울렛 업계의 동반부진이다. 아울렛은 유행이 지난 상품을 싸게 파는 탓에 백화점 매출이 부진할 때 오히려 성장하는 특성을 보인다.

동아쇼핑 본점과 강북점, 수성점 등 아울렛 성격의 매장 3곳을 대구에서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이 지난해 11~12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5% 줄어들었다. 황보성 이랜드리테일 홍보팀장은 "불황이면 좀 더 저렴한 상품을 찾으며 아울렛 매출을 이끌던 중산층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 같다"고 말했다. 모다아울렛 대구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5% 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손님이 줄면서 유통업계는 판촉활동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대구백화점은 25일부터 대구경찰청, 국세청 등 관공서와 대구은행 등 지역 주요 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삼성전자 8K TV, 무풍에어컨 할인 등 특별혜택을 제공하는 '패밀리 데이' 행사를 연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불황 속에서도 지갑을 열 여력이 있는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모다아울렛 관계자도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지역 맘카페 홍보 등 예전보다 채널을 다변화하며 손님 유치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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