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인터뷰]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

입력 2019-01-22 10:49:30 수정 2019-01-22 19:49:13

"홍역 예방, 백신 접종과 개인 위생 중요"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현재 대구경북에는 16명의 홍역 확진환자가 있습니다. 홍역의 잠복기가 최장 21일인 것을 감안하면 환자 발생이 30여 명 선에서 멈출 경우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향후에도 여러 명의 환자가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2000~2001년 홍역이 번졌을 때는 수만 명의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올해 1월 초 대구에서 홍역이 발생해 비상상황이다.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김신우(54) 경북대병원 교수는 "홍역은 전파력이 강하지만 예방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고, 감염되더라도 대부분은 증상 치료만으로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면역을 완전히 획득하지 못했거나 접종시기에 있는 영유아는 예방접종을 가급적 빨리 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발열과 함께 얼굴에서부터 몸통으로 번지는 발진이 나타날 때는 병원을 방문하기 전에 지역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콜센터(국번없이 1399)로 전화해서 안내를 받을 것을 강조했다.

▶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홍역

현재 16명의 대구경북 홍역 확진환자 중에서 1명은 격리치료를 받고 있으나, 나머지 15명은 퇴원했다. 대구시는 6개월~11개월(1차) 영아와 15개월~3세(2차) 아이들<정상 접종 개월: 1차 12~15개월, 2차 4~6세>, 그리고 임산부, 면역이 떨어지는 사람, 의료진 등에게 홍역 예방접종(MMR)을 안내하고, 접촉자를 대상으로 발열 여부를 매일 능동 감시하는 등 전파 확산 차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홍역은 국내에선 없어진 질환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는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특히 동남아와 유럽·영국 등지에서 급증하고 있는데요. 국제 교류와 여행의 증가, 국내 거주 외국인의 증가 등으로 인해 홍역이 간헐적으로 들어와 소규모로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국제 교류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인 만큼, 홍역 역시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항체가 없다면 해외여행 전 예방접종은 필수적입니다."

시실 김 교수는 '2009년 9월 신종플루' '2014년 8월 야생진드기' '2015년 6월 대구 메르스 환자 첫 발생' 등 감염질환이 발생할 때마다, 확산 방지와 치료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전염질환으로 에볼라바이러스병과 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지적했다.

"에볼라바이러스병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간헐적으로 유행하는데요. 인간과 영장류가 감염되고 치사율이 25~90%로 아주 높은 중증 감염병입니다. 공기전파는 아니고 접촉에 의해 전파되지만 땀으로도 옮길 수 있어, 혹시나 여행객들로부터 이 병이 들어오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또한 벌써 국내에 토착화된 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역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주로 4~11월 야외활동을 하다가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데요. 최근에 발생 보고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치사율은 6~15%에 이릅니다."

▶ 감염예방 체계 구축, 안전한 나라 위한 투자

김 교수는 "각종 감염질환마다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1차적으로 손을 통해 입, 코 등의 점막으로 감염이 많이 되는 만큼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이밖에도 기침 예절을 지키고, 건강을 몸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감염질환 치료 수준은 선진국에 버금갑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선진국을 앞서는데요. 다만 예방적인 측면에서 의료 데이터 생산이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고, 결핵과 같은 후진국형 질환이 아직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에 결핵에 대한 무상 치료와 잠복결핵 치료 지원 등 감염병 예방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습니다. 공공의료 부문에서 감염병 대응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민간에서도 감염병 대응(병원감염관리, 항생제 관리)을 적극 유도하는 정책적 재정적 지원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도로와 다리를 놓는 것과 마찬가지로, 감염병 예방을 위한 보건체계 투자 역시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인프라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또한 감염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도 국민건강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별적 사회 환경의 개선 없이 국민건강을 지킬 수 없다는 설명이다.

"에이즈환자가 선진국에서는 줄어들고 있는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증가하고 있습니다. 진단 안 된 숨어있는 환자가 많기 때문에 모르는 상황에서 또 다른 환자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에이즈를 비난하지 않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합니다. 차별로 에이즈를 예방할 수 없고, 환자는 약자입니다. 온라인이나 일부 약국에서도 에이즈 신속진단 검사 기구를 구매할 수 있으며, 치료 방법도 아주 좋아졌습니다. 저는 담배가 에이즈보다 위험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말은 사실입니다."

<약력>

▷경북대 의과대학 졸업·대학원(석사) ▷경상대학교 대학원(박사) ▷경북대병원 수련의·레지던트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전임의 ▷미국 하트포드병원 감염예방연구개발센터 연구원 및 연구학자 ▷경북대병원 내과 교수(감염내과 전공) ▷경북대병원 의료질관리실장 및 감염관리실장(현) ▷대구의료질향상위원회 위원장(현)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현) ▷2002년·2009년·2016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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