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화된 발레에 비해 현대무용은 형식에 벗어나 자유로운 몸짓과 개성을 추구하지 않습니까. 무엇을 표현하느냐보다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더라고요. 아직 새내기 무용수 이지만 동작 하나에도 생각을 입혀 부드럽게 흐르는 물같은 나만의 질감을 표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구시립무용단 단원 30여 명중 나이가 가장 어린 막내 도효연(24). 갸름한 얼굴에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요즘 무용단 연습실에서 세밀한 안무 동작을 익히느라 여념이 없다. 3월 정기공연을 앞두고 하루 5시간씩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음악에 맞춰 팔을 치켜들었다가 몸을 비틀고 다리를 쭉 뻗더니 몸을 구르기도 했다. 탬포가 느린 부드러운 동작이 이어지다가도 빠른 템포의 숨가프고 격정적인 동작이 이어졌다. 그녀의 몸짓은 영혼과 몸이 일치한 듯 바람처럼 가볍게 움직이는 자유로운 새와 같았다. 잠시 쉬는 시간에 기자가 "힘 들지 않으세요?" 묻자, 그는 "무용이 좋아 하는 걸요. 올해 돼지띠해니까 묵묵히 열심히 살아야겠네요. 호호"
그는 지난해 5월 대구시립무용단에 입단했다. 가장 나이 많은 단원과 거의 두 배 나이차가 있지만 선배 단원들과 융화해 잘 적응하고 있다. 김성용 예술감독은 "효연이는 성실하고 집중력이 좋다. 기량이 뛰어난 것은 물론 섬세한 움직임이 장점이다. 항상 있어야할 자리에 있고 말이 통하는 무용수이다"고 자랑했다.
대구에서 자란 도효연 단원은 초등학교 방과후 학교 특기 적성으로 발레를 배웠다. 점점 무용에 흥미를 붙여 현대무용을 접하게 됐다. 그 매력에 빠져 현대무용의 길을 걷게 됐다. "처음 어린 나이에 무용을 전공하다니까 부모님 반대가 엄청 심했어요. 하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을 포기할 수 없었어요." 부모님을 설득하고 설득한 끝에 자신의 진심을 알았는 지 마침내 허락해주었다고 한다. 그는 무용에 신이 났다. 하루 2시간씩 4번의 클래스를 소화한 적도 있다. 공연이 겹쳐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예민해져 힘든 시기도 많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매 시간 열심히 했죠. 선생님들이 저를 예쁘게 봐주시더라고요. 문화예술 분야 추천을 받아 대학까지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했으니까요."
도 단원은 경북예술고를 졸업하고 영남대에서 무용학을 전공 했다. 대학 3학년 때 예술재능 두각을 드러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회인 '동아무용콩쿠르'에서 은상이라는 값진 상을 받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어요. 무용수로 처음 큰 상을 받았거든요."
무용단 입단 2년차인 그는 젊은 예술가로 아직 나아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어릴적 잘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을 닮고 싶었는 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자신만의 색채를 더 뚜렷이 하고 싶어서다. 현대무용은 정해진 동작 각본이 없다. 상상해서 표현하고 생각해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움직임 리서치 과정을 통해 자신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늘 하던 것이 아닌 안해본 것을 해보고 다른 방식으로 움직임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것이 목표라 한다.
"돌이켜보면 '잘 될 수 있다'라는 믿음을 항상 마음 속에 간지하고 있어요. 하지만 의심하는 순간 결과는 좋지 못해요. 그만큼 노력의 뒷받침을 하지 못했으니까요. 결과를 떠나 녹력을 바탕으로 내가 하는 것에 대한 믿음이 확신으로 될 수 있는 그런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도효연 단원은 현대무용을 개척한 이사도라 덩컨 같은 훌륭한 무용수를 꿈꾸고 있다. 자전거를 타며 몸을 관리하고 여행을 통해 자연의 미(美)를 접하고 음악을 통해 상상력을 키우고 있다. 젊은 감각을 바탕으로 독특한 질감의 춤을 추고 싶어하는 그는 객석과 자유로운 영혼의 교감을 나누는 영원한 무용수로 남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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