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이 못 살겠다 아우성인데 일자리가 늘까

입력 2019-01-19 06:30:00

신규 직원을 채용할 여력이 없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 상당수 기업이 채용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신규 채용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다. 내수 경기는 부진하고, 연초부터 수출 전망이 밝지 않은 것도 기업들의 채용을 주저하게 만든다. 정부의 바람과는 달리 기업들은 올해도 취업 시장에 한파를 예고하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628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9년 정규직 채용 계획'을 조사했더니 우려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신입사원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이 59.6%에 불과했다. 지난해엔 75%였다. 1년 만에 15.4%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이 수치가 6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잡코리아' 설문조사 결과도 다르지 않다. 기업 인사 담당자의 45.3%가 "올해 채용 시장이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이다"고 답했다.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란 응답도 44.2%에 이르렀다. 10명 중 9명이 채용 시장에 비관적인 견해를 밝힌 셈이다. 이들은 채용을 줄이는 이유로 63%가 '경영 여건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이미 각종 고용지표는 최악이었다.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이 2017년 대비 9만7천 명 증가에 그쳤다. 2017년 취업자 수 증가 폭(31만6천 명)이나 2018년 정부 목표치(32만 명)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적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고용 주력층인 30대와 40대 취업자가 통째로 무너졌다. 지난 한 해 고용 시장에 이토록 한파가 몰아쳤는데 기업들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심각할 것이란 전망을 주저 없이 내놓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 대응은 절박해 보이지 않는다. 경제 부처는 '고용이 엄중한 상황으로 추가 대책을 고민 중'일 뿐이다. 예산을 푸는 외에 근원적 해결책을 내놓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심지어 '경제 위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왔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지금의 고용 위기는 정부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 견해다. 정부가 나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할 이유다. 그렇지 못하면 올해도 고용 시장에 한파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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