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대구 의원들 "친황만 있냐. 친주도 만들자"

입력 2019-01-18 06:30:00

지난해 자유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에 나선 모습. 매일신문 DB
지난해 자유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에 나선 모습. 매일신문 DB

"요즘 친황(친황교안) 이야기 나오는데 친주(친주호영)도 만들어 보자."

자유한국당 소속 대구 국회의원들이 모여 2·27 전당대회에서 대구경북(TK)이 당권을 잡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는 결의를 다졌다. 이와 함께 대구에서도 최고위원 등 지도부 입성에 도전하는 의원이 나와 TK 정치력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됐다.

17일 곽대훈 한국당 대구시당위원장 주최로 한국당 대구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는 개인일정으로 미국에 있는 정종섭 의원(대구 동갑)을 제외한 한국당 소속 대구 지역구 의원 전원과 강효상 의원(비례·달서병 당협위원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 의원들은 TK 유일 당권 주자로 꼽히는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을 도와주자는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16일 나경원 원내대표가 한국당 의원 연찬회에서 "친박(친박근혜)·비박을 넘었더니 이제는 친황을 들고나온다"고 말한 데 빗대 "친황만 있고 왜 친주는 없느냐"는 이야기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전날 '친황'으로 분류된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도 함께했다.

곽 위원장은 "아직 당권 주자 면면이 다 드러난 것도 아니고 대표 경선 선거전에 들어가면 합종연횡 등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으나 대구 동료 의원이 당권에 도전하겠다며 열심히 뛰고 있으니 힘을 모으자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TK에서 당권을 잡으면 TK 현안 해결에도 힘을 받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국당 30만 책임당원 중 1/3을 가진 TK 가운데 대구가 주 의원을 돕기로 하면서 주 의원의 당권 도전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 자리에서 재선인 김상훈(대구 서구)·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을 염두에 둔 듯 "대구 의원 중에서도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이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의 한 의원은 "김광림 의원(안동)이 최고위원에 도전한다고 하니 TK 표가 분산될 우려가 있어 대구에서 최고위원 도전자가 나오면 김 의원과 단일화를 하는 등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그럼에도 보수 정당의 종가라는 대구 정치권에서 당에 존재감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는 뜻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나왔다. 공감대만 형성했을 뿐 누가 나가겠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 의원은 "오늘 이런 이야기가 나온 만큼 곧 대구에서도 최고위원 경선 주자가 나올 듯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