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 위기에도 방만 경영…회장 연봉 무려 '15억'

입력 2019-01-15 06:30:00

위기에도 이사회 방만 경영 논란

DGB금융그룹이 비리와 내부 갈등으로 위기를 겪는 와중에 방만 경영마저 논란을 빚고 있다. 고액 연봉을 내세워 DGB금융지주 회장을 선임하고, 회장은 취임 후 보증금이 비싼 사택을 마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4일 DGB금융그룹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김태오 지주 회장 연봉은 약 1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본급 4억3천만원에 활동수당 2억2천만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대 기준으로 성과급이 단기(5억1천만원)와 장기(1억7천만원)로 각각 책정됐고, 퇴직금(2억1천만원), 기타수당(300만원) 등이 더해진다. 실적에 따라 성과급이 변동되는 점을 고려해도 회장의 보수는 연 14억~15억원가량 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인규 전 회장은 은행장을 겸직하면서 지주와 은행으로부터 2016년 기준으로 연봉 6억2천만원(등기이사 1인당 보수액 기준)을 받았다. DGB금융 관계자는 "지주 이사회는 회장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된 날 고액의 연봉을 결정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부추겼다"며 "아직 그룹 정상화나 경영 개선, 실적 등 제대로 보여준 게 없는 회장이 매월 1억원 넘는 보수를 받는다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지주 이사회 보수위원회는 지난해 5월 3일 지주 회장 대표이사 보수 결정안을 가결했고, 같은 달 10일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김 회장을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다.

김 회장이 머무는 전세 사택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사택은 대구 수성구 126㎡ 규모 주상복합아파트다. 지난해 6월 지주에서 보증금 8억5천만원(거래가격 11억원)을 들여 마련했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2017년 취임 이후 60㎡ 오피스텔을 사택으로 이용하는 것과 대비된다.

은행 관계자는 "다른 금융지주의 경영진은 위기 때 연봉을 삭감하고 낭비를 줄이는 등 솔선수범하는 데 DGB금융지주 이사회와 회장은 비리 문제로 혼란을 겪는 가운데 잇속을 챙기기 바빴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지주 관계자는 "전임 회장과 달리 기본 보수 이외에 업무추진비 등도 연봉에 포함돼 있어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것"이라며 "보수에는 다양한 항목이 있어 정확한 액수는 알려진 것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대구은행지부(은행 1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조직 안정화를 강조했다. 또한 은행 사외이사들의 무능한 판단에 실망을 표하면서 겸직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김 회장의 사과, 지주 사외이사들의 반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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