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분리 배출·환경 정화…청도서 첫 '생명살림운동' 펼치는 풍각면 현리리 주민들

입력 2019-01-14 10:31:22 수정 2019-01-14 17:23:03

한국비전교육원 원장이자 환경관리지도사협회 대표인 이지은 씨 주도로 시작

생명살림운동을 펼치고 있는 청도 풍각면 현리리 마을 주민들이 쓰레기 분리수거함 앞에서 피켓을 들고 마을을 깨끗하게 하자며 파이팅을 하고 있다.
생명살림운동을 펼치고 있는 청도 풍각면 현리리 마을 주민들이 쓰레기 분리수거함 앞에서 피켓을 들고 마을을 깨끗하게 하자며 파이팅을 하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환경오염 문제를 바로 알고 후대 자손에게 맑은 공기, 물, 토양을 물려줘야하지 않겠습니까."

청도군 풍각면 현리리 마을 입구. 어르신 20여 명이 조끼를 입고 마을 쓰레기 분리수거함 앞에 모여 있다. 분리수거함은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플라스틱, 고철, 빈병 등 4가지 설치돼 있다.

생명살림 강사가 마을에서 배출되는 분리수거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페트병는 플라스틱 수거함에 담고 유리병은 빈병 수거함에 담습니다. 쓰레기는 집에 쌓아두지 말고 이곳 분리수거함에 배출해주셔야 합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연신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 강사를 따라 마을 주민들은 각자 집게와 포대를 들고 마을 곳곳을 돌며 쓰레기 줍기에 나섰다. 이날 수거한 쓰레기는 폐비닐, 농약병, 폐종이 등 3포대나 됐다.

새마을운동 발상지인 청도지역에서 풍각면 현리리 마을 주민들이 청도 최초로 마을환경을 정화하고 쓰레기를 분리수거하자는 생명살림운동을 벌이고 있다. 70여 가구에 1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현리리 마을은 지난해 12월부터 일주일에 1, 2번씩 자체 마을 청소를 하고 있다. 마을 여성 중 최고령자인 곽옥세(87) 할머니는 "이전에는 주민들이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버려 하천 주변에 폐비닐이나 농약병 등이 널브러져 보기 흉했는 데 지금은 주민 스스로 쓰레기를 주워 깨끗한 마을이 돼 기분이 좋다"고 했다. 마을 이장 아내인 이정애(64) 씨는 "현리리 주민들은 예부터 인심이 좋고 단합이 잘 된다. 마을 청소할 땐 동참 의식이 높아 20, 30명 정도 나와 쓰레기를 줍고 있다"고 했다.

현리리 마을에 이런 생명살림운동이 일게 된 것은 한국비전교육원 원장이자 환경관리지도사협회 대표인 이지은(51) 씨 때문이다. 이 씨는 3년 전에 전원생활을 위해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하지만 주민들이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지 않고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안타까웠다. 또 집집마다 쓰레기를 태워 이산화탄소를 유발해 자연환경을 오염시키고 있었다. 그래서 이 씨는 주민들의 환경인식 계몽에 나섰던 것. 이 씨는 우선 주민들을 마을 경로당에 모아놓고 환경이 왜 중요한지, 쓰레기를 왜 분리수거해야하는 지 일일이 교육을 했다. 그리고 주민들과 함께 분리수거 방법을 가르쳐주고 마을 곳곳 쓰레기를 함께 주웠다. 이 씨는 깨끗한 마을을 가꾸기 위해 마을 입구에 자비를 들여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만들어 기증했다. 경로당 내에도 분리수거함을 마련했다. 또 환경운동 피켓 10여 개와 어깨띠, 조끼, 집게 등 환경정화 장비도 구입해 배부했다.

이 씨는 농촌 환경 운동 확산을 위한 당찬 계획도 갖고 있다. 우선 현리리 마을을 생명살림운동의 롤모델로 만들고 나서 풍각면 24개 마을 전체로 생명살림운동의 확산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을 주민 모두 환경관리지도사 자격증을 따게 만들어 주민 스스로 환경 관리의 주체가 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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