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정치인 인터넷 방송 인기몰이…대구경북 국회의원에겐 남의 얘기

입력 2019-01-12 06:30:00

과거와 달리 최근 보수진영 여론 형성에 인터넷 영향 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5일 0시 정치·사회 현안을 다루는 팟캐스트 방송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5일 0시 정치·사회 현안을 다루는 팟캐스트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시작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출연해 유 이사장과 남북·북미 관계 현안 등을 주제로 대담을 나누었다. 알릴레오는 재단 홈페이지, 팟빵, 유튜브, 아이튠스, 카카오TV, 네이버TV 등을 통해 방송된다. 연합뉴스

"대구경북 국회의원은 인터넷 방송 안 하나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알릴레오'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홍카콜라' 등 정치인의 인터넷 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구경북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개인 인터넷 방송을 하는 정치인은 전무한 실정이다.

대구경북 의원 중 정치 이슈를 주도할 거물과 꾸준히 저작물을 내놓을 수 있는 경륜을 갖춘 중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에선 대구경북이 보수 종가 역할을 계속 맡기 위해서는 현역 의원들이 인터넷 방송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에 문재인 대통령의 체코 방문 관련 의혹과 백두칭송위원회 등을 다룬 7개 동영상을 게시했다. 사진은 'TV홍카콜라' 메인 화면. 연합뉴스

◆지지세 확산 큰 역할…수입도 짭짤

10일 오후 3시 현재 유시민 전 장관의 '알릴레오' 1회 방송은 249만 회, 홍준표 전 대표의 '홍카콜라' 1회 방송은 27만 회,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김문수 TV 최근 게시 영상은 9만 회, 정우택 국회의원의 '정우택 TV' 1회 방송은 2만1천 회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정치권에선 정국현안에 대한 입장을 홍보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개인 인터넷 방송만 한 수단이 없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기존 방송 매체의 경우 출연 자체가 쉽지 않을 뿐더러 각종 심의규정 때문에 발언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투자비가 적어 가격 대비 효과가 탁월하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지자들의 경우 객관적인 정보보다는 다소 편파적이더라도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통쾌한 발언을 선호한다"며 "상당한 규모의 팬 조직을 만들면 정치권에서도 자연스럽게 발언권이 강해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엔 구독자 수가 많은 개인 인터넷 방송의 경우 금전적인 수입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한 푼이 아쉬운 정치인들에겐 알토란같은 존재라는 얘기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8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방송인 강성범 씨와 함께 유튜브 콘텐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8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방송인 강성범 씨와 함께 유튜브 콘텐츠 '씀' 녹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TK 정치인 대중성 부족

대구경북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현재 개인 인터넷 방송을 하는 정치인은 없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대구 동을) 정도면 시도할 수 있지 않느냐는 평가가 나오지만 정작 본인이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정치인이 카메라 앞에서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는 것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당 당권을 향해 달리고 있는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은 애초 인터넷 방송 운영을 통해 인지도 높이기에 나서는 것도 고려했으나 시간 부족을 이유로 인기 인터넷 방송 출연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대구 달서병)는 대한애국당 홈페이지가 자신의 개인방송 역할까지 해주기 때문에 별도의 개인방송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한국당 원내대변인을 맡은 이만희(영천청도), 김정재(포항북) 의원은 언론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에 필요성을 덜 느낀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아직도 지역 국회의원 가운덴 '인터넷 그거 몇 명이나 본다고?', '카메라 앞에서 혼자 이런저런 얘기 하는 게 좀 좀스럽지 않나!', '말재주 있는 사람들한테야 좋은 기회지만 나는 오히려 마이너스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의원들이 꽤 있다"며 "무엇보다 꾸준하게 언론과 지지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지속해서 콘텐츠를 생산할 역량이 있는 정치인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보수층에서도 인터넷 공간에서 정치 관련 정보를 습득하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에 보다 큰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보수진영에선 인터넷 매체들이 여론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가뜩이나 위상이 추락한 대구경북의 정치적 입지가 인터넷 소통 역량 부족으로 더욱 쪼그라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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