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단계별로 풀어야…한일관계도 회복 필요"
김정은 방중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우호관계를 다시 한 번 다지기 위한 의도가 크고, 이는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 속에서 중국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북한의 상황과 맞물린다. 또 방중 자체가 미국에 대한 협상카드로도 무게감 있게 쓸 수 있다. 중국 가세로 한반도 정세가 복잡해질 수도 있으나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진전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을 빼놓고 갈 수 없다. 우리 정부 역시 외교적으로 일본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멀리 보고 한일관계도 회복할 필요가 있다.
다만 한 번에 모든 것이 풀릴 수 없기 때문에 천천히 단계별로 풀어나가야 한다. 과거 핵과 현재 핵, 미래 핵을 나눠 생각해보면 김정은은 이번 신년사에서 과거 핵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도 안 했다. 과거 핵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비핵화 문제도 단계적으로 나눠 풀어나가야 하고, 제재도 현상 유지, 완화, 해제 수순으로 맞춰 조금씩 완성된 상태로 동시에 나가야 한다.
이승근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중국 역할론 부각… 북미 줄다리기 본격화"
북미관계가 오랜 기간 교착상태에 있으니 김정은도 서둘러 제재를 풀어야 숨통이 트인다는 압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뚜렷한 비핵화 진전이 이뤄지기 전까지 강력한 대북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방중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하는 측면도 있지만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있다 잘 풀리는 상황을 보고 이를 이용하려는 속셈도 읽힌다. 방중을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충분히 중국에 성의를 보이면서 중국 역할론을 부각시키는 측면이 있다. 신년사를 통해서도 정전협정 체결 당사국인 중국을 포함해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을 후원세력으로 끌어들여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전략적 공조를 위한 과정이다. 미국의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북한의 입장에서 중국의 후원이 매우 절실하고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외교적 우군 역할을 비롯해 중국은 대북 영향력을 은연중에 과시하면서 미국의 대중 압박강도 완화를 유도하려는 의도도 보인다. 이 때 중국의 중요성이 드러나면 중국의 입김이 북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려한 게 아닐까 싶다.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의제나 시기, 장소 등에 대해서도 물밑논의를 통해 진전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둘러싼 북미 간 중요한 줄다리기가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김용찬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새로운 길' 논의가 핵심… 제재완화 방안 탐색했을 것"
올해 첫 중국 방문이고 총 네 번째 방중이다. 중국과 우의를 다지기 위한 기존 방중 형태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이 언급한 '새로운 길'에 대한 논의가 핵심일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신년사에서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밝힌 부분을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지금 같은 엄격한 대북 제재가 계속된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 도움이 필수적이다.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해 제재를 흔들어 놓는 등 중국과 방안을 탐색하는 측면도 강할 것이다. 또 북미정상회담에서 다시 교착상태가 되고 제재 해제에 대한 진전도 없는 부정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미리 중국과 대책을 상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자신들이 북한의 확실한 지원자라는 것을 부각시키고 있다. 미국이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한을 설득해야 하는데 한국뿐만 아니라 우리 역시 그 역할을 수행할 위치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
우리 정부는 북미회담 이후를 고민해야 하고 지금은 예의주시해야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북미회담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와야 한국에 올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서울에 와도 전혀 얻을 수 있는 게 없다. 김정은 위원장도 올해부터는 더욱 눈에 보이고 확신한 걸 얻으려고 하기 때문에 급박한 외교전이 본격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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