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19년 만에 파업에 돌입...노사 합의 못 하면 이달 말 2차 파업 예고

입력 2019-01-08 17:34:50 수정 2019-01-08 17:34:51

KB국민은행이 8일 19년 만에 파업했다. 전날 노사가 심야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에서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노조는 향후 사 측과 합의하지 못하면 이달 말 2차 파업을 예고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열고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2000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반대 파업 이후 19년 만이다. 전날 노사가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와 호봉상한제(페이밴드), 성과급 등의 쟁점을 놓고 최종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노사갈등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이 아니라 페이밴드와 최하단 직급 'L0' 직원의 처우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전야제 전에 이뤄진 집중교섭에서 사 측이 성과급 관련 수정 제안을 했고 노조도 수용해 후 순위로 밀려났다"며 "사 측이 제시한 성과급 안인 '통상임금의 150%와 임금의 100%에 해당하는 우리사주 무상지급' 방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핵심 쟁점의 1, 2순위는 신입 행원의 기본급 상한제한과 L0 여성직원 근무경력 인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조합원 포함 직원 1만6천709명(지난해 9월 말 기준) 가운데 약 9천명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점포 대부분이 제 기능을 못 했다. 지점과 출장소를 합친 국민은행의 전체 점포 수는 1천52곳이며, 이 가운데 대구에 45곳, 경북에 32곳이 있다.

이들 영업점은 문을 열기는 했지만, 거점점포를 제외하고 최소 인력이 근무했다. 입'출금 등 간단한 업무만 처리했고, 주택구입자금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의 업무는 거점점포에서 안내했다.

이번 파업은 하루 동안 진행됐고, 9일부터는 조합원 전원이 정상 출근할 예정이다.

하지만 주요 쟁점에 대한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 파업이 이어질 수 있다.

설 연휴를 앞둔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사흘간 2차 파업이 예정돼 있다. 이후에도 다음 달 26일부터 28일까지 3차 파업, 3월 21~22일 4차 파업, 3월 27~29일 5차 파업 일정이 잡혀 있다.

박 위원장은 "2차 투쟁까지는 안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임단협이 마무리되는 시간까지 24시간 매일 교섭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또 노사 집중교섭과 함께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신청이나 한국노총,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제삼자의 중재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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