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인사 홀대 속 제 몫 톡톡히 하는 대구경북 출신 관료들 '실력파' 주목

입력 2019-01-05 06:30:00

집권 3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에서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는 '대구경북(TK) 관료' 들이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초반부터 제기된 TK출신 인사 홀대론을 딛고 일어나 영전 하마평에 연일 오르며 행보마다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성기를 누렸던 정부 부처의 TK출신 고위공무원들이 전멸한 상황 속에서 이들은 오랜 기간 쌓아올린 내공으로 무풍지대에 자리 잡은 'TK 실력파 관료'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성주 출생에 대구 영신고를 졸업한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이다.

구 차관은 지난해 12월 차관 임명 전부터 누구나 일찌감치 예상했던 '정답' 인사였다.

경제정책과 재정 분야에서 기재부 안팎으로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 실력자로 꾸준히 하마평에 올랐다.

현 정부에서 두 차례 예산을 책임졌고 예산안 심의 정국에서 부총리가 교체되는 상황에서도 슈퍼 예산안을 총괄하며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여정부에서 일했던 관료가 '금값'이 될 거라는 관가 안팎의 예상도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구 차관은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인사제도비서관에 이어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해 현 정부 국정철학에 이해가 높은 관료로 꼽힌다.

구 차관은 최근 정부의 KT&G 사장교체 시도와 적자국채 발행 압력이 있었다고 연이어 주장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사태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전면에 나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를 졸업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때부터 임명된 인사로 올해 들어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 차관 인사가 이뤄졌으나 김 차관은 재신임을 받은 셈이다.

김 차관은 30년 이상 한 부처에서 대변인, 식품산업정책관, 농촌정책국장, 기조실장 등을 지내며 농축산정책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가 높다.

온화하고 책임감 강한 리더십으로 부처 산하기관 직원들에게도 인기가 좋다는 평이다.

김 차관은 지난해 농식품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김영록 전 장관을 대신해 농정수장으로서 장관 직무를 대행하며 농정공백을 무리없이 메꿨다.

특히 지난해 4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로부터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에서 피해를 최소화한 공을 인정받아 이례적으로 공개 석상에서 박수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구고와 경북대를 졸업한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기사회생형' 인사다.

노 차관은 지난 2013년 문체부 체육국장 재직 시절 당시 승마협회 감사 보고서에 최순실 씨 최측근인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담았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참 나쁜 사람'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후 노 차관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됐다 박 전 대통령이 '사표를 받으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고 결국 노 차관은 공직을 떠났다. 이후 노 차관은 문재인 정부 들어 2차관으로 화려하게 부활,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준비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김현기 행전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도 지난해 지방자치분권실과 지방재정경제실 업무를 함께 수행하며 중책을 맡았다.

성주에서 태어나 대건고와 경북대를 졸업한 김 실장은 요직을 두루 거쳐왔다.

그는 온화한 성품과 친화력을 가져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일에 대한 열정으로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승진 코스를 쫓아다니기보다 한 분야에서 꾸준히 실력을 닦은 전문가들은 빛을 볼 수밖에 없다. 정권에 따른 인사 배제에서 예외가 되는 것"이라며 "스스로 실력을 길러 자타가 공인하는 인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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