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하루 만에 자살 시도 '신재민 사태'에 관가 들썩… 혼돈의 기재부

입력 2019-01-03 18:03:47 수정 2019-01-03 20:21:57

3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다 후송된 서울 보라매병원 응급실에서 경찰 관계자들과 직원 등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다 후송된 서울 보라매병원 응급실에서 경찰 관계자들과 직원 등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KT&G 사장교체 시도와 적자국채 발행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자살을 시도해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의 폭로 이전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특감반원까지 문재인 정부에서 연이은 내부 폭로가 이어지면서 관가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다.

신 전 사무관이 3일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다가 반나절 만에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0분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는 112신고가 그의 대학 친구로부터 접수돼 경찰이 긴급히 소재 파악에 나섰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신 전 사무관 거주지인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고시원에서 3장짜리 유서와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수색을 계속하던 경찰은 이날 낮 12시40분쯤 관악구의 한 모텔에서 신 전 사무관을 발견했다.

그는 극단적 행동을 시도한 상태였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 폭로에 연일 공방을 이어가다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충격에 휩싸였다.

관가에서는 후유증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재부 내부 직원들의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다.

기재부 한 사무관은 "일각에서는 폭로 주장과 방식에 대해 거부감과 반감을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초임 사무관이 제기한 잘못된 관행과 정책결정 시스템 문제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며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신 전 사무관 발견 소식에 대해 "무사해 정말 다행"이라며 고발을 취소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 이후의 일은 저희가 또 정리를 다시 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검찰 수사관은 첫 검찰 출석에서 작심 발언을 내놨다.

김 수사관은 이날 "업무를 하던 중 공직자에 대해 폭압적으로 휴대전화를 감찰하고 혐의 내용이 나오지 않으면 사생활까지 탈탈 털어 감찰하는 것을 보고 문제의식을 느꼈다"며 "자신들의 측근 비리 첩보를 보고하면 모두 직무를 유기하는 행태를 보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벌여온 적폐청산 작업이 오히려 역풍을 가져왔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김용찬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급, 6급 이야기가 언론에 도배되고 기재부와 청와대가 흔들리는 것은 그만큼 적폐 프레임을 지나치게 오래 끌어왔고 결국 스스로 발목이 잡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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