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식품 생산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이 판로 확보다. 소비자 대다수가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상황에서 대형마트 입점이 힘들어 애써 만든 제품을 선보일 기회조차 없다는 것이다.
설립 반년도 지나지 않아 롯데마트에 납품하고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입점에 성공한 지역 업체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16년 6월 설립된 얘기다.
프레쉬벨은 대구대학교 출신 학생들이 일군 청년기업이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근화(31) 대표와 양준열(40) 대표는 각각 대구대 생활조형디자인과와 무역학과를 나와 함께 창업 동아리 활동을 하다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금도 열 명이 채 되지 않는 직원 대다수가 대구대 출신이다. 김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것도 큰 맘 먹고 한의원에서 보약을 지어줘도 아이가 한사코 먹지 않으려 한다는 학교 선배의 푸념이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식품 쪽 창업을 생각하고 정보를 수집하다 보니 맘카페 같은 곳에서는 엄마들이 감기, 천식에 좋은 배도라지를 공동구매하는 글이 많았다. 수요가 많은데도 제대로 파는 곳은 동네 건강원 뿐 제대로 된 상품이 없었다"며 "건강한 음료를 아이 입에도 맛있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프레쉬벨의 대표 제품은 도라지, 수세미 등 천연 약재들을 주원료로 한 유아용 음료 '파파주스'다. 첨가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아 최대한 당도를 낮췄다. 포장지에는 코건강, 목건강, 배변, 면역력 등 약재에 따른 효능을 적어 소비자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게끔 했다.
참신한 창업 아이템을 들고 나오자 주변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프레쉬벨을 지원 프로그램 'G스타 드리머스'에 선발해 신생 업체의 조기 사업화를 도왔다. 박람회나 판매전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도 적극 제공했다. 삼성투자벤처스도 관심을 보이며 투자를 결정했다.
성과는 즉시 나타났다. 롯데마트가 창업진흥원과 청년 창업 기업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판매점에 참가했다가 소위 '대박'을 쳤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관심이 쏟아진 것. 당시 모습을 본 롯데마트 관계자가 현장에서 납품 계약을 제안하며 마트 입점으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롯데마트가 영유아 자체 브랜드(PB) 신설을 검토하던 중 우리 제품을 보게 됐다고 들었다. 파파주스가 롯데마트 유아음료 판매 1위를 차지했고 구매자 평점에서도 평균 9.9점을 기록할 만큼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에서 성공을 거두자 다른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관심을 보였다. 현대백화점 계열사 '현대그린푸드'와 납품 계약을 맺었고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입점도 확정했다.
수출 성과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처음으로 중국에 18만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고 베트남, 홍콩에서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국내 마트·백화점 입점으로 인지도를 쌓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중국 바이어들은 한국에서 인지도가 있는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감기에 배도라지를 먹는 것은 세계에서 우리나라 뿐인데 중국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올해는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판로 확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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