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산(遊山)기/ 김재준 지음/ 휴먼&북스 펴냄

입력 2019-01-03 14:52:39 수정 2019-01-03 17:53:23

부제=흘러온 산·숨쉬는 산, 그리운 산·나그네 길

한국유산기
한국유산기

"어릴 때, 서당을 오가며 뛰놀던 곳이 산과 들이다. 그 경험이 계기가 되어, 전국의 산과 문화유적을 찾아다니는 것이 취미이자 삶의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김재준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이 지난달에 발간한 책이다. 시중 서점의 평범한 등산안내서를 뛰어넘어 전설, 민담과 사람사는 이야기 등 인문학적, 식물학적 접근이 함께 들어있는 전국 37개 우리산 답사이야기다.

산을 알고 산에 가면 산행이 더 즐거워진다고 말하는 저자가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차곡차곡 쌓은 대한민국 명산 순례기 뿐 아니라 그 고장의 전설·역사·자연생태·인문 등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지은이는 시작하는 말을 통해 "해외의 유명한 높은 산(히말라야, 안데스, 로키, 알프스, 킬리만자로 등)만 대단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우리 국토의 산을 잘 살펴보자. 더 아기자기하고, 얘깃거리가 넘친다"고 이 책을 쓴 동기를 밝히고 있다.

울진이 고향인 지은이는 전국 37개 명산 가운데 울진지역의 응봉산과 덕구온천, 금강소나무, 십이령 숲길 등을 소개해 특히 고향사랑의 애틋함도 보여준다. 그는 "이 책이 청소년에게 호연지기를 키우고 숲과 문화를 알리는데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목포 유달산 정상(해발 228m)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바다 풍경. 이 책 229p. 지은이 제공
목포 유달산 정상(해발 228m)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바다 풍경. 이 책 229p. 지은이 제공

무위자연(無爲自然), 안분지족(安分知足)은 지은이가 추구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삶이다. 그는 "18~19세기 루소(Rousseau)와 소로(Thoreau)도 자연을 외치며 숲으로 갔으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문명 속에서 이기적인 마음을 순화시키려 산을 찾았고, 자연을 최고의 스승으로 여겼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두 파트(제1부 흘러온 산·숨쉬는 산, 제2부 그리운 ·나그네 길)산로 나뉘어 총 37곳의 산을 소개하고 있다.

제1부는 ▷산신령이 사는 가리왕산, 두위봉 ▷유격전의 터 감악산 ▷해태를 만든 관악산 ▷붉은 노을 빛 깃대봉 ▷호국정토의 상징 경주 남산 ▷수난의 섬 강화 마니산 ▷미륵의 성지 모악산 ▷산줄기, 강줄기 바라보는 법화산 등 18곳의 산을 산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2부는 ▷내포의 정기 가야산 ▷극락정토로 가는 배 관룡산·화왕산 ▷못다 이룬 도읍지 계룡산 ▷두타산에서 느끼는 고진감래 ▷산고수장 덕유산 ▷울음소리 들리는 명성산 ▷자유와 풍류의 상징 무등산 등 19곳의 산을 소개한다. .

지은이는 "질풍노도의 시절부터 홀린 듯 산에 다니며 꿈을 키우던 세월이 어느덧 30여 년이 되었다"며 "미끄러지고 뒹굴며 땀에 젖은 수첩에다 순간의 감동을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고 회고했다.

한편 지은이는 울진 죽변 후정리(방축골)에서 태어나 대구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공직에 있으면서도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한국농촌문학상 대상을 받기도 했다. 시집 '이발소 근처의 풍경', '수레자국'을 펴낸 시인이기도 하다. 268쪽, 1만4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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