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클리닉] 만성 어지럼

입력 2019-01-01 00:21:42

한병인 두신경과 원장

한병인 두신경과 원장
한병인 두신경과 원장

어지럼의 원인을 금방 밝혀내고 치료받으면, 후유증 없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병원을 다녀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 걱정까지 더해져 증상이 심해지고 치료도 어려워진다. 최근까지 이석증이 어지럼의 원인으로 많이 알려졌으나, 요즘은 '전정 기능 저하' '편두통성 어지럼' '양성 반복성 어지럼' '경부성 어지럼' '심리 어지럼' '만성 어지럼' '노인성 어지럼' 등이 많아지는 추세이다.

이런 어지럼은 진찰과 검사만으로 진단하기가 어렵다. 오직 의사의 경험에 의해서 진단이 되기 때문에 여러 의료기관을 다녀도 진단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지럼을 치료하지 않고 오래 두면 불안해진다. 평형을 담당하는 '중추 전정계'와 불안을 담당하는 '변연계'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만성 어지럼'이라 한다. 매사에 불안하고, 잠을 못 자고, 복잡한 곳에서 숨이 답답해지는 공황증상이 나타나고, 터널이나 다리 위를 운전하기가 어려워진다. 많은 경우에 일상생활과 직장생활이 어렵게 되어 생계가 곤란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어지럼의 치료에 약물과 주사만 사용해 왔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만성 어지럼을 치료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한 단계 발전한 치료가 필요한데, 이것이 '어지럼 운동치료'이다. 일부 선진국에선 20여 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부터 대한평형의학회에서 활동하는 의사들에 의해 연구되고 있다.

치료 과정은 (1)신경학적 진찰과 치료전 평가로 환자를 파악하고, (2)유연성 운동, 근력강화 운동, 보행 훈련, 자세 훈련 등으로 구성된 운동치료를 하고, (3)정리운동을 하면서 몸을 식힌 후 물리치료를 하고, (4)집에서 해야 하는 운동을 교육한다. 어지럼 운동치료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정도이고, 1주에 3일 내지 2주에 한 번 방문하며, 치료 횟수가 증가할수록 강도와 난이도를 높인다.

전정 기능 저하, 경부성 어지럼에는 한 번만 치료 받아도 효과가 나타나고, 심리 어지럼과 만성 어지럼의 경우에는 4회 정도 치료한 이후에 효과가 나타난다. 노인성 어지럼은 그보다 오래 걸린다. 편두통성 어지럼, 양성 반복성 어지럼은 약물치료가 일차적이지만 만성화된 경우에는 운동치료가 도움이 된다. 파킨슨병의 초기에는 효과가 좋고, 병이 진행한 후에는 효과가 떨어진다. 어지럼 운동치료에는 경험 있는 의사와 노련한 물리치료사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적절한 장비와 공간이 있어야 한다. 또한 치료자의 세심하고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

어지럼 환자는 건강한 사람과 달리, 운동치료 도중에 넘어질 위험이 높기 때문에, 물리치료사가 환자 한 사람에게 꼭 붙어서 치료해야 한다. 그래서 환자 개개인에 맞춘 '1:1 맞춤 운동'이 필수적이다.

한병인 두신경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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