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호 신부 성탄 성화전

입력 2018-12-21 11:22:12

조광호 신부 作
조광호 신부 作 '하늘을 날으는 천사'

조광호 신부 作
조광호 신부 作 '내 안에 천사'

"30여 년 전 독일 미술대학에서 한 학기 동안 동방교회 이콘화를 배운 적이 있다. 기초적인 작업이었지만 그리스도교 미술에 관심이 있는 나로선 이 수업이 더없이 귀중한 계기가 됐죠"

인천 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명예교수인 조광호 신부가 성탄절을 기념해 천주교 대구대교구 주교좌 범어성당 드망즈 갤러리에서 '성탄 성화'전을 열고 있다.

'기쁘다 구주 오신 날'.

굳이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성탄절을 앞두고 누구나 한 번쯤 마음 속에 그려보는 예수와 천사와 하늘나라 전경은 어떤 모습일까?

조 신부는 이후 2006년 서울 인사동 아트센터에서 '현대 그리스도교 미술 모색전'을 주제로 전통 이콘화와 다른 나름의 이콘화를 창작해 전시회를 연 적이 있다.

흔히 이콘화는 동방교회의 전통적 성화 창작물로 다소 생소하고 어쩌면 이단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전통 이콘화의 전승적 의미를 폄훼하거나 간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에 우리에게 더 친숙하고 더 가깝게 느껴지는 토착화된 현대 그리스도교 이콘화를 만들어 보고 싶은 열망이 더 앞섰다.

"그러기를 10년이 더 지나 이번에 그림 내용은 물론 재료와 형식에 변화가 있고 새로운 이콘화와 유리화를 출품하게 됐습니다."

얼핏 조 교수의 이콘화를 보면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웃의 모습으로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나는 천사의 모습이나 민머리에 우리네 누이의 얼굴과 닮은 듯한 천사의 모습으로 등장해 복음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혼란스러울 만큼 다원화 된 현대미술 가운데 우리 교회 안에서는 아직도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교회미술과 전례미술의 이콘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대를 사는 사제 작가로서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이미지 변환을 통해 '지고한 초월성의 현현'을 이 땅에 '토착화된 작품'으로 출품해 성스러운 성탄절에 소망의 결실을 모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조광호 신부는 이런 바람으로 이콘화, 유리화, 드로잉, 유화 등 작품 50여점을 전시해 "지역 신자들과 문화적이고 영성적인 공동체를 향유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1월 25일(금)까지. 문의 010-4610-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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