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MAMA,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입력 2018-12-21 19:30:00

3일간 시상식 속내는 일본·홍코서 K팝무대 티켓장사?

올해 10년째를 맞은 Mnet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의 홈페이지. 구구절절 써놓은 시상식의 설명과 Mnet의 실제 시상식 진행과정이 합치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MAMA 홈페이지
올해 10년째를 맞은 Mnet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의 홈페이지. 구구절절 써놓은 시상식의 설명과 Mnet의 실제 시상식 진행과정이 합치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MAMA 홈페이지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가 14일 끝났다. 한국, 일본, 홍콩 등 3개국에서 순차적으로 열린 올해 MAMA에서 대상 부문인 '올해의 가수'와 '올해의 앨범'은 방탄소년단이, '올해의 노래'는 트와이스가 가져갔다.

K-POP 신에서 워낙 큰 행사다 보니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는 이런저런 예측을 해보기도 한다. '우리 오빠가 이번에는 상을 받을 수 있을까', 혹은 '내가 좋아하는 팀이 상을 몇 개나 가져갈 것인가' 등등 말이다. 아이돌 판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나 또한 올해는 누가 받을까 이런저런 예측을 해 본다. 나는 "Mnet이 이제까지 해 온 대로라면 방탄소년단이 대상 부문 중 2개를 가져가고 하나는 워너원을 주지 않을까"라고 예측했었다. MAMA가 끝나고 난 뒤, 한 '아미'(방탄소년단 팬)로부터 이런 지적을 들었다. "주최 측인 Mnet의 행태상 대상 부문을 나눠 먹기 할 거라고 예측하는 행태가 놀랍다. 시상식이 권위가 있든 없든 수상자의 상을 대하는 자세가 귀하다면 그 자체로 가치 있다 생각했는데 감사해 하는 가수들 얼굴을 비웃는 듯하다."

사실, 팬으로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상을 받는다는데 기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내게 지적을 한 저 '아미'의 심정과 태도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나, 박수를 치기 이전에 큰 그림으로 한 번 MAMA를 봤으면 한다. 왜냐하면 MAMA는 Mnet이 주최하는 대중음악 시상식이기도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CJ가 여는 K-POP 마켓 성격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름에 '아시안 뮤직'이라는 말이 들어가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이 상이 정작 아시안 뮤직을 소개하는 상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3일간 시상식을 열면서 정작 아시안 뮤직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은 한국에서 열린 첫날뿐이고, 한국 가수들만 받는 주요 부문 시상은 홍콩에서 한다. 한국 가수와 다른 아시아 국가 가수들 간의 접점은 시상식 내내 찾아보기 어렵다. 한마디로 MAMA는 홍콩과 일본에서 K-POP 아이돌 무대를 열어 티켓 장사를 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가 하는 회의가 든다.

그리고 시상의 공평성을 정말 담보하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올해 여자 신인상의 경우 압도적인 팬 투표 1위를 기록했고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호평받은 '(여자) 아이들'이 아닌 '프로듀스 48'이 배출한 '아이즈원'에게 안겼다. 게다가 한때는 SM, YG, JYP 등 '3대 기획사' 가수에게 대상 부문을 공평하게 나눠 주던 MAMA였다. 오죽하면 2014년 지드래곤이 MAMA 무대에서 "큰 상을 차리나봐 자식들 싸울까봐 친히 나눠 주시잖아"라는 묘한 가사를 불렀겠는가.

이제 MAMA는 해외 K-POP 팬들을 상대로 한 티켓 장사와 향후 Mnet과 비즈니스를 함께할 것인지 아닌지 여부에 대한 개평으로 전락한 듯하다. 이런 시상식에 일말의 기대를 하는 가수와 팬들을 지켜보고 있는 게 더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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