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마른 목재 사용 원인인 듯…시방서대로 조성안돼
"만든 지 9개월 밖에 안된 놀이기구가 쩍쩍 갈라진다는 게 말이 되나요?"
올 3월 대구 서구 중리동 퀸스로드 광장에 설치된 어린이 이용시설을 두고 부실 공사 논란이 일고 있다. 놀이기구가 들어선 지 9개월 만에 목재 대부분이 갈라지는 등 안전 사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지난달 30일 찾은 퀸스로드 광장 어린이 놀이시설. 시설 곳곳에서 갈라지거나 부서진 목재기둥이 눈에 띄었다. '거미줄 놀이대'에 사용된 목재는 한쪽 고정핀부터 반대쪽 끝까지 길게 균열이 생긴 상태였다. '숲속 놀이터'에 사용된 나무들도 금이 갔고, 거친 표면은 날카롭게 튀어나와 있었다.
이 곳을 산책하던 이모(33) 씨는 "나무가 너무 많이 갈라졌다. 아이들이 이용하다 손을 다칠 것 같다"며 "만들어 놨는데 쓰지도 못하면 세금 낭비 아닌가"라고 했다.
서구청은 지난 3월 퀸스로드 주변 녹지리모델링 및 어린이놀이공간 조성 사업의 하나로 이 곳에 7천200만원을 들여 놀이시설을 지었다. 그러나 이 놀이시설은 완공 직후부터 곳곳에서 균열이 발생하면서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놀이시설이 시방서대로 조성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시방서의 재료관리 규정은 '목재는 충분히 건조된 것으로, 굽은 것이나 갈라진 것 등은 사용할 수 없고, 검사에 합격한 재료라도 감독원이 변질 또는 불량품으로 인정할 때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대한목재협회 관계자는 "나무는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정교한 건조 과정이 필요하다. 급히 건조했거나 유통 과정에서 제대로 건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아이들 시설이기 때문에 보수가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서구청은 최근 시공업체를 통해 심하게 갈라진 나무는 교체하고 갈라진 틈에 메움재를 넣는 등 보수 공사를 진행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갈라진 목재를 사용한 것은 아니고, 자연 건조 과정에서 균열이 발생한 것 같다"면서도 "심하게 갈라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즉시 보수해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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