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통을 자부하는 대구경북 정치권이 자유한국당 내에서조차 변방으로 내몰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텃밭임에도 정작 지역민을 대변할 수 있는 대표주자들의 당권 도전이 잇따라 무산되고 있어서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가 임박해지면서 도전 의사를 보였던 대구경북(TK) 중진 의원들이 중도 포기하거나, 도전이 힘든 상황에 부닥치면서 TK가 원내대표나 당권 주자를 한 명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TK 한국당 의원 20명의 존재감과 역할, 목소리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당권주자 마저 배출하지 못할 경우 TK가 한국당 내 지분을 전혀 갖지 못하는 상황이 올수도 있다는 것.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했던 3선의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은 지난달 29일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원내대표 경선은 잔류파와 친박계의 지지세가 강한 나경원 의원과 복당파와 비박계의 응원을 받는 김학용 의원의 양강 구도가 유력하다. 두 의원 모두 지역구가 각각 서울과 경기다.
한국당 당대표 경선을 준비중인 4선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국당 입당과 홍준표 전 대표의 재등장으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최종 출마여부가 불투명하다.
주 의원은 얼마 전까지 당대표 출마를 위해 책임당원 모집에 안간힘을 쏟았지만 출마선언 은 미루고 있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충청권의 정우택 의원이 최근 대구를 방문해 복당파의 당권 도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주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다.
게다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마저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주 의원의 설자리는 더 좁아져 TK가 당권주자 없는 정치의 변방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3선, 4선을 지내고도 원내대표와 당대표에 도전하지 못하면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힘들다고 본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동을)은 지난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은 뒤 대선 주자로 거듭났다. TK 출신 당대표는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 이후 전무한 실정이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지역민들은 지난 총선에서 한국당 3, 4선 중진 의원에게 지역을 위해 더 큰 일을 하라고 표를 준 것이다. 누리기만 하고 도전하지 않는 정치인은 당내에서 존재감이 없는 것은 물론 지역 대표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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