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흔적] ⑩매듭…지방 따라 다른 33종 '아름다운 문화유산'

입력 2018-12-03 19:30:00

매듭

김 종 욱 | 문화사랑방 허허재 주인

어떤 축하연에 참석하였다. 한복 차림의 여인들이 더러 있었다. 그 가운데 옷섶에 매듭을 늘어뜨린 여인의 우아한 자태가 한결 돋보였다.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기에 다가가서 매듭이 참 예쁘다고 하였더니, 뒤늦게 매듭을 배우고 있다며 웃었다. 나는 매듭에 관해서 아는 게 별로 없다. 그래서 문헌을 뒤적이거나 전문가에게 묻고 배우느라 한동안 애를 썼다.

끈을 소재로 그 끝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맺고 죄어서 문양을 표현한 것이 매듭이다. 다른 말로 '매집'이라고도 하는데, 한 오라기의 끈목을 반으로 접어서 중심을 잡고, 두 손 끝으로 그 가닥의 끈을 순서대로 엮어서 조인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것은 앞면과 뒷면의 모양이 같으며, 중심에서 끝나게 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끈목이란 끈을 소재로 하여 엮고 맺고 짜는 일이다. 끈목을 형성하는 기본재료는 털실․삼베실․명주실․무명실․모시실․닥나무실을 들 수 있다. 끈목은 생사를 잘 다듬어서 염색하고, 다시 꼬고 합사해서 짠 것을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끈을 짜는 것을 '다회(多繪)'라 하였고, 끈 만드는 것을 '다회친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매듭의 쓰임새는 다음 몇 가지의 경우가 있다. 끈목의 한 끝을 매어 매듭지을 때, 끈목과 끈목의 끝을 서로 맞이을 때, 끈목을 다른 물체에 붙잡아 매거나 그 물체를 늘어뜨릴 때. 또는 끈목의 길이를 단축시키기 위하여 그 중간을 동여맬 때, 어떤 물건을 묶을 때, 그리고 매듭의 구성으로 무늬를 만들어 장식용으로 쓰고자 할 때 매듭이 이루어진다.

장식용 매듭은 궁중의 복식, 국악기의 장식이나 노리개, 주머니 끈이나 유소 등에 널리 사용되었다. 유소란 갖가지 색실로 이루어진 끈목으로 다양한 매듭을 맺고, 그 끝에 술을 장식하여 늘어뜨리는 것을 말한다. 조선 후기에는 실내장식 전반에 걸쳐 유소가 폭넓게 사용되었는데, 각종 악기나 교통용구나 불구(佛具)에 쓰이던 수식용 장식이었다. 이 가운데 큰 작품은 궁중에서 숙련된 장인이 만들었고, 작은 것은 솜씨 있는 상궁이 만들어서 사용하였다.

매듭의 종류는 대략 33종이 있는데, 지방에 따라 이름이 조금씩 다르다. 그 종류를 살펴보면 외벌도래매듭 도래매듭 외귀매듭 단추매듭 매화매듭 잠자리매듭 나비매듭 아경매듭 동결매듭 생쪽매듭 피리매듭 장구매듭 벌매듭 가지방석매듭 난간매듭 국화매듭 소차매듭 대차매듭 다섯벌감개매듭 사색판매듭 가재운매듭 게눈매듭 꼰디기매듭 날개매듭 전복매듭 망사매듭 가락지매듭 동심결매듭 등이 있다. 매듭은 중요무형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된 아름다운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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