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이 교육도시 명성에 먹칠하는 사고를 쳤다. 대구 15개 특성화고교 입시를 위한 중학교 내신성적을 잘못 산출하는 바람에 신입생 선발 전형을 다시 실시하게 됐다. 3천767명의 학생이 새로 입학원서를 쓰게 됐다는 점에서 유례가 없는 사건이다. 장난을 치는 것도 아니고, 학생들의 진로가 걸린 입시를 이렇게 허술하게 처리했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시교육청이 4개 중학교의 내신성적을 잘못 산출한 사실을 발견한 것은 28일이다. 그 전날 이미 특성화고의 취업희망자 우선전형 원서가 마감됐고, 모집 인원 2천898명에 지원자 3천767명으로 1.3대 1의 경쟁률까지 발표된 상황이었다.
해당 중학교 교사가 점수표 오류를 보고 교육청에 문의하면서 밝혀졌다고 하니 입시관리가 엉망이었음을 보여준다. 만약, 그대로 선발 전형이 진행됐더라면 합격·불합격이 뒤바뀌고 엄청난 혼란을 빚을 뻔 했다.
이번에 시교육청은 1학년 2학기의 자유학기제 성적을 제외하고 내신성적을 산출해야 함에도, 이를 포함시키는 잘못을 저질렀다. 교육청은 올해 처음 3학년을 배출하는 학교와 통합으로 이름이 바뀐 학교에 대한 내신성적 산정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지만, 단순 실수로 넘길 일이 아니다. 자유학기제의 내신성적 미반영은 교육 관계자가 아니더라도, 웬만한 학부모라면 상식처럼 알고 있는 내용이다.
시교육청은 다시 지원 원서를 쓰게 된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강은희 교육감의 사과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교육자치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강 교육감이 검찰에 불려다니느라 바쁘겠지만, 교육청 분위기를 다잡는 일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육도시 명성에 걸맞은 교육서비스를 할 수 있는 교육청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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