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 학교 문의 받고서야 오류 확인
대구시교육청의 2019학년도 특성화고등학교 전형 과정 중 내신성적 산출 오류가 발생(본지 29일 자 1면 보도)한 상황을 두고 교육청이 학생들의 입시와 결부된 학사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6, 27일 원서 접수 당시 학교·학과별 지원 현황이 고스란히 공개된 상황이어서 취업희망자 우선전형에 지원한 3천767명의 학생들이 원서 재접수 과정에서 적잖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는 중학교 3학년을 처음 배출하는 학교 2곳과 통합으로 이름이 바뀐 중학교 2곳 등 4개교가 고입성적산출시스템에 새로 등록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중학교 교과 성적을 고입 내신성적으로 산출할 때 자유학기제 성적은 제외해야 하지만, 이들 학교의 기본정보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자유학기제 관련 내용을 포함한 채 내신성적을 산정하면서 오류가 발생했다.
교육청이 고입성적산출시스템으로 성적을 산출하면 각 학교와 교육청은 시스템으로 이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이후 교육청은 각 학교에 산출된 성적이 정확한지 확인하도록 안내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일부 학부모가 자녀의 성적이 맞지 않다고 학교에 알린 뒤 한 교사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시교육청에 문의하면서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개별 학교에서 문의가 있기 전까지 성적 오류를 인지하지 못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와 교육청 간 교차확인 과정이 있어야 했는데 산출된 점수가 대부분 소수점으로 차이가 나 예사롭게 넘어갔던 것 같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2면
특성화고 전형 일정이 새로 진행되면서 지역 중학교와 15개 특성화고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시교육청에서는 성적 오류가 발견되자 28일 오후 각 학교와 학생들에게 새로 산출한 성적과 새 전형 일정을 안내했다.
애초 29일 취업희망자 우선전형 면접 예정이었던 중3 학생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와 원서 접수를 위해 담임 교사와 상담을 거쳤다.
이날 중3 담임 교사들은 특성화고에 지원했던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로 지원 계획에 변동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특히 막판까지 학교와 학과를 고민했던 학생들은 지난 27일 마감된 원서 접수 경쟁률에 따라 선택이 바뀔 가능성도 커 보인다.
한 중학교 교사는 "학과나 진로에 대해 평소 소신이 뚜렷했던 학생들은 기존 지원 계획과 차이가 없지만, 고민을 거듭해 원서를 썼던 학생들은 30일까지 부모님과 최종 상의를 거치도록 했다"며 "당장 하루만에 다시 결정을 내려야 해 시간이 촉박하다"고 했다.
지역 15개 특성화고에서도 학생 모집에 다시 집중하는 분위기다. 일부 학교에서는 원서를 중학교에 돌려주는 과정에서 담당 교사를 대상으로 다시 한 번 학교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특성화고 교장은 "우리는 다른 학교와 성격이 비슷한 학과를 운영하는 만큼 원서 접수 경쟁률을 또다시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 학교에 지원했던 학생들은 가급적 다시 지원하도록 학교를 통해 독려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당장 특성화고 원서 재접수와 함께 선발 전형 과정의 안정적인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성적 산출과 관련된 시스템 확인 방법을 다원화해 향후 이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충분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고입 전형이 끝나면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를 거쳐 관련 책임자를 문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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