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하나라도 제대로 만들자

입력 2018-11-30 17:55:11

30일 오후 3시 경주힐튼호텔에서 열린 영호남문화예술관광박람회의 백미는 콜로키움이었다. 통일도시 경주를 중심으로 웹툰, 단편영화, 캘리그라피를 어떻게 문화예술 및 지역발전과 접목시킬 것인가 하는 것을 고민하는 자리였다.

정성희 성균관대 겸임교수의 사회로 열린 콜로키움에서 목원대 만화애니매이션과 김병수교수가 '경주시의 만화 웹툰 캐릭터 활용' 방안을, 서성희 대구경북 영화영상조합 이사장이 '영화미디어를 활용한 경주 이미지 메이킹'을, 이일구 한국캘리그래피디자인협회 회장이 '영호남화합을 위한 언어디자인으로서의 캘리그라피의 활용 및 역할'을 발표했다.

김병수교수는 먼저 캐릭터 하나가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올릴수 있는지를 일본 쿠마모토현의 쿠마몬 마스코트를 예로 들었다. 공공캐릭터 페스티벌인 유루카라에서 28만표를 얻고 1위에 오른 이 캐릭터가 창출하는 매출은 1조800억원(2015년 기준). 일본 사카이미나토역의 미즈키 시게루 로드 경우 연간 350만명의 관광객이 캐릭터를 보기 위해 찾아온다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우 대부분 캐릭터를 갖고 있으나 높은 보유율에 비해 활용도는 엄청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주목도가 높은 도시가 고양시의 '고양이' 캐릭터. 고양시와 고양이의 발음이 비슷한데서 출발했는데 시민들의 엄청 사랑을 받는다는 것.

반면 대부분의 지자체는 단체장의 지시나 우연한 기회로 캐릭터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활용을 위한 간절함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금이'와 '관이'라는 경주시의 캐릭터는 다른 상품에 활용하기도 어렵고 지역민들의 공감도 얻기 어렵다면서 "지자체 캐릭터들은 만화작가나 전문 애니메이터들에게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성희 대구경북영화영상조합 이사장은 영화의 불모지 경주를 소재로 올렸다. 경주가 상당한 영화의 잠재력을 갖고 있는 도시임에도 경주영화는 기껏해야 '경주'와 '신라의 달밤'정도. 그는 영화의 측면에서 경주는 오랫동안 수학여행의 이미지로 굳어져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도시 경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칭 '경주영상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현재 우리나라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영상위원회가 없는 지역은 대구와 경북뿐이라고 지적한 그는 성장잠재력이 무한한 경주에 영상위원회가 만들어지면 영화에서 경주의 위상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일구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회장은 한글이 영호남뿐만 아니라 남북한이 함께 의사전달 및 소통의 도구로 사용하는데 큰 의미가 있고 그 중심에 캘리그라피가 있다고 소개했다.

캘리그라피는 초기 방송 및 신문에서 그래픽디자이너들이 직업적으로 작업하는 정도였으나 지금은 전문교육기관 및 캘리그라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말한 그는 영화포스터, 광고디자인, 옥외간판 등 종합디자인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15 경주실크로드대축전 포스터공모전 대상작은 전남 목포 출신 작가(오혜진)다. 이것만 봐도 문화예술에 영호남의 장벽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는 ▷웹툰 윤기헌 부산대 애니메이션전공 교수·박석환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 ▷단편영화 이용철 영화평론가·정민아 성결대 연극영화과 교수 ▷캘리 이석인 한국캘리그래피디자인협회 이사·김성태 한국캘리그래피디자인협회 부회장이 나섰다.

최정암기자 jeong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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