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당협위원장 교체, 직접 판단하겠다" 했지만, 당내 회의론 여전
"지난 몇달 동안 비대위원장으로서 나름 당을 관찰했고 의원님들에 대해 판단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조강특위 기준과 별도로 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제가 별도로 판단을 하겠다."
22일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적 쇄신에 보다 직접 칼을 휘두를 뜻을 밝혔다. '새로운 보수 가치 재정립'을 내세우며 인위적 인적 쇄신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온 김 위원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물갈이 카드'를 내놓은 것.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의 인적 쇄신에 속도감이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한국당은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당협 평가 등을 토대로 당협위원장 교체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미 10월 초 전국 253곳 당협위원장의 사퇴서도 받아 놓았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발언을 두고 "'김병준호(號)'가 출범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구체적 성과가 잡히는 바가 없자 당 일각에서 비대위에 회의적인 여론이 나오고 있다. 이에 김 위원장 자신이 직접 인적 쇄신의 칼을 휘두르겠다는 강한 태도를 보인 것 아니겠냐"고 풀이한다.
하지만 비대위 활동 종료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전원책 전 조강특위 위원 해촉 사태로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이 같은 시도가 힘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선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김 위원장의 월권'이라는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홍문종 의원은 2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생각이 다른 분들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쳐내려고 하는 자세, 말하자면 이른바 복당파들이 그동안 시도했던 자세와 거의 비슷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특히 다음 달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잔류파 대 비박·복당파'의 계파 간 세 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직접적인 인적청산이 계파 갈등을 부추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게다가 당이 2020년 총선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차기 지도부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인적쇄신 예고에 당내 반응마저 시큰둥하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 당내 의원들은 온통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에서 누구를 차기 지도부로 선출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현 상황에서 인위적 청산에 들어가면 당이 다시 소용돌이를 겪으며 지지율이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비대위가 끝날 때 즈음 상징적 인물 몇 명을 거르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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