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굽던 화덕에 상추와 배추를 심어 키운 작품이 관람객을 맞고 칡넝쿨로 얼굴 형상을 드로잉한 연작들. 잘린 과수목의 둥치와 가지로 구축한 '성곡에 살어리랐다'는 설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人'자를 연상시킨다.
영천 자양면 성곡리 아름다운 청정마을에서 텃밭을 가꾸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목, 칡넝쿨 등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조각가 오의석(대구가톨릭대 조형예술학부 교수)이 12월 7일(금)까지 별빛 갤러리(영천시오감공예체험장)에서 '촌 다움의 미학-자연 생태 환경조형 설치전'을 열고 있다.
작가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2년 전 청정 자연마을엣 자리 잡은 공예촌으로 작업실을 옮긴 이 후에 모색해 온 작업의 결실이다.
작업실 뒤뜰에 작은 텃밭에서 얻은 수확물을 활용, 농사에 쓰인 괭이 호미 쇠스랑 심지어 타작에 쓰이는 도리깨까지 설치 작품으로 전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농촌 환경과 일상이 고스란히 작업과 작품으로 표현되고 있어 친숙하고 낯설지 않다.
"무상으로 주어진 자연환경 모두가 작업의 터가 되고 재료가 되고 도구도 되었으니 흙과 공기, 태양과 바람이 고맙다. 심지어 텃밭의 배추벌레까지도 조형의 일부를 담당해 줬다."
작가의 말처럼 25번째 여는 홀로서기 개인전은 혼자가 아니다. 자양면 사람들과 성곡의 자연이 함께 빚은 작품이고 전시인 셈이다. 생태환경과 조형이 어떻게 어우러지며 인간은 그 가운데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묻고자 한다면 찾아볼 만한 곳이다.
문의 010-3072-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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