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역사의 시작은 구약성서의 에덴동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단의 과일을 입에 댄 아담과 이브가 서로 다른 몸을 자각하고 부끄러운 나머지 나뭇잎으로 가린 것을 속옷의 기원으로 본 것이다. 물론 종교적인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오늘날의 속옷 이미지가 아니라 몸에 걸친 유일한 옷의 개념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속옷과 겉옷이 언제부터 분류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문명이나 시대에 따라 속옷도 변화해 온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신분이나 지위가 높을수록 좋은 속옷의 혜택을 누렸다는 것이다. 중세 서양 여성들의 코르셋이 그랬고, 우리나라 옛 여성들의 고쟁이도 그랬다. 인체의 구조를 적용하고 편리성과 미적 감각 그리고 건강까지 감안해서 만든 우리 속옷(속곳)에는 선인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속옷이 현재의 패션과 디자인으로 발전하기까지는 두 차례의 혁명을 거쳤다. 먼저 '보이지 않는 곳에도 멋을' 도입한 것이다. 흰색이었던 속옷에 색깔과 무늬가 생겼는데, 1970년대에는 베이지색 계열 위주의 유색화가 이루어졌다. 두 번째의 혁명은 '길이의 축소'였다. 최소의 부위만 가리는 데 국한된 속옷의 변화에 방아쇠를 당긴 것이 바로 미니스커트였다.
오늘날의 하이레그 노선이나 버터플라이 섹스 어필의 속옷은 그렇게 진화한 것이다. 이 같은 여성 속옷의 패션화는 성 개방 조류와도 상통하는 것이다. 여성들의 사회 활동 증가에 따라 속옷도 기능성과 단순성이 보편화되었다. 그리고 개성화와 패션화의 길을 걸었다. 신체를 가리거나 체온 유지를 위해 시작된 속옷 문화가 오늘날에는 다양한 용도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던 여성용 속옷은 에덴동산으로 회귀하는 추세를 보이기도 한다. 하긴 속옷을 아예 입지 않는 '노○○'라는 개념이 등장한 지도 오래이다. 속옷은 한자어로 내의(內衣)·내복(內服)·단의(單衣)·츤의(襯衣)로도 부른다. 지난해 겨울 한파의 기억 때문인가, 대구에서도 내의를 찾는 남성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겨울 멋쟁이 얼어 죽는다'는 옛말도 있다. 멋도 중요하지만 실속도 차려야 하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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