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열려라, 모바일…20대 후반 직장 여성의 스마트폰

입력 2018-11-26 18:30:00

여행, 사진, 쇼핑 등 자기 보상에 집중
더 열심히 일하기 위한 동기 부여에 초점

#'열려라, 모바일'은 보통사람들의 일상을 스마트폰을 통해 들여다보려는 시도입니다. 즐겨 쓰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즐겨 듣는 팟캐스트는 어떤 것인지 덕업상권의 정신을 살려 공유해보려 합니다. 이번 주는 20대 사회초년생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엿봅니다.

김사라 씨의 스마트폰 바탕화면 캡처
김사라 씨의 스마트폰 바탕화면 캡처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사회초년생들은 '디지털 키즈'라 불린다. 국내에 스마트폰이 급격히 보급된 2010년, 대체로 학생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1990년생 직장인 김사라 씨도 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생활에 활용하고 있다. 그녀의 스마트폰을 열어봤다. 126개. 애플리케이션이 차고 넘쳤다. 다만 카테고리별로 잘 정돈돼 있어 복잡해 보이지 않았다.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쉬는 것도 중요하죠. 스스로에게 보상해줘야 또 일할 수 있는 힘도 생기죠."

20대 후반 여성의 스마트폰 앱 키워드는 '일한 만큼 쉰다'였다. 여행, 사진, 쇼핑몰 카테고리 에는 10개 이상씩 앱이 들어있었다. 우선 눈길을 사로잡은 건 쇼핑몰 앱이었다. 16개. 11번가, G마켓, 옥션 등 익히 알려진 백화점식 오픈마켓 앱이 아니었다.

'체리코코', '바비로렌', '다바걸', '더무드', '플라이모델', '모코블링', '콩스타일', '임블리', '립합', '세즈윅', '브랜디', '보가', '지그재그', '에이블리', '신라아이파크', '11번가'

그녀가 깔아놓은 앱은 패션 전문 매장인 셈이었다. 세분화돼 있다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브랜디', '지그재그', '에이블리'는 의류 구매 가이드 앱이었다. 카테고리, 연령대, 스타일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쇼핑몰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도 몇 군데 둘러보기는커녕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바로 사서 나오는 쇼핑 습관을 가진 중년 남성들과 차원이 달랐다. 별세계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11번가', '신라아이파크' 외엔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이렇게 많은 앱들이 왜 필요할까 물었다.

"웹에서 살 수도 있는데 앱을 깔고 샀을 때 쿠폰도 받고 할인도 받을 수 있어서죠."

당연하다는 듯 돌아온 답이었다.

여행 애플리케이션도 14개였다. 숙박 예약, 교통권 예매 등 전 연령에 걸쳐 공통된 것이었다. 독특한 건 사진 관련 앱에서 보였다. 여행을 떠나면 인증샷은 필수라지만 사진 관련 앱이 12개나 됐다. 아날로그 식으로 치환하면 12대 카메라를 가진 셈. 예상대로 앱마다 특징이 달랐다. 그녀가 갖고 있는 앱은 이랬다.

'메이투', '싸이메라', '메이크업플러스', '포토원더', '스노우', '푸디', '카메라360', 'B612', '아날로그필름', '레이아웃', '인스타사이즈' 그리고 기본앱인 '카메라'.

12개 앱은 특성에 따라 촬영용과 편집용으로 나뉜다. '메이투', '싸이메라', '메이크업플러스', '스노우', '푸디', '카메라360', 'B612', '아날로그필름'은 촬영용도였다.

이걸 한 번 더 분류할 수 있다. '아날로그필름', '푸디'는 음식이나 풍경 사진을 예쁘게 찍기 위한 것이다. '스노우'와 'B612'는 사람을 '얼짱'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물론 모두를 얼짱으로 만들어주는 건 아니다.

카메라로 끝이 아니다. 편집이 화룡점정이다. 쉽게 말해 '뽀샵용'. '포토원더', '레이아웃', '인스타사이즈'가 그 용도다. 기본앱 카메라로 찍으면 원판 그대로를 '너무도 강하게' 살리기 때문이었다. 최신 스마트폰의 기능이 과도하게 좋아 생긴 부작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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