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로 온 1만달러 수표 "받은 은혜에 감사…후배 장학금으로 써달라"

입력 2018-11-26 06:30:00

졸업 49년만에 모교 방문 美교포 부부

계명대를 졸업한 지 49년만에 모교 캠퍼스를 찾은 민난희 여사 부부. 계명대 제공
계명대를 졸업한 지 49년만에 모교 캠퍼스를 찾은 민난희 여사 부부. 계명대 제공

지난 19일 계명대학교로 미국에서 온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편지의 내용은 "지난달 학교로 찾아가 캠퍼스 투어를 부탁했는데, 이곳저곳 안내하며 친절하게 설명해준 학교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보답으로 학생들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1만달러 수표를 같이 보낸다고 했다.

민난희 여사가 모교인 계명대로 보내 온 편지와 1만 달러 수표.
민난희 여사가 모교인 계명대로 보내 온 편지와 1만 달러 수표.

발신인은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고 있는 민난희(72), 한상기(81)씨 부부. 이들이 학교를 찾은 이유는 민 여사가 1969년 계명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동문이기 때문이다.

민 여사는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지금까지 미국에서 생활하며 모교를 가슴 한켠에 담아왔다고 한다. 49년 만에 모교를 찾은 그는 "오늘날의 내가 있기까지 계명대가 바탕이 되었기에 모교를 한 번도 잊은 적 없었다"면서 "지난 세월 동안 이렇게 크게 발전한 캠퍼스 모습에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민 여사가 반 백년의 세월이 흘러도 계명대를 그리워하는 것은 자신의 인생 변화가 계명대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당시 인천에서 고교를 다닌 그는 1964년 계명대 국내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입학하게 됐다. 학부 졸업 후에도 장학생 조건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1971년 이스턴몬타나대학에서 교육심리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73년에는 몬타나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시애틀대학에서 강의를 했다.

1960년대 대학을 다닐 수 있었던 것만으로 감사하게 여긴다는 민 여사는 '큰 꿈을 가지면 언젠가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라'는 당시 지도교수였던 황종건 교수의 말을 새겨왔다고 했다.

사업을 해 온 민 여사 부부는 장학사업도 펼치고 있다. 차세대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한다는 생각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우리 인생에서 받은 것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을 신의 뜻으로 여긴다"면서 "적은 금액이지만 모교인 계명대에 유산의 일부를 남기며 받은 은혜를 되갚는 마음으로 장학금을 전한다"고 밝혔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계명대의 오늘은 이런 훌륭한 동문들이 계서서 가능했다"며 "내년 계명대 창립 120주년 기념행사에 두 분을 꼭 초청해 재학생들에게 소개시켜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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