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의 대대적 'YS 띄우기', '박정희 추모제'와 너무 비교돼

입력 2018-11-21 06:30:00

고 김영삼 대통령 차남 김현철 교수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에서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 김영삼 대통령 차남 김현철 교수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에서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김영삼 전 대통령(YS) 서거 3주기를 맞아 당차원에서 처음으로 추모식을 열고 'YS 띄우기'에 나서자, 대구경북 정치권은 지난달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제'와 비교하면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한국당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YS 서거 3주기 추모식'을 연 데 이어 오는 24일까지 추모주간으로 지정했다. 당 차원에서 전국 각 지역에 현수막을 내걸고 추모 온라인 캠페인도 열고 있다.
반면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과 관련해 당차원에서 현수막은 물론 어떠한 당내 이벤트도 없어 대조를 보였다. 대구경북 정치권은 YS 추모주간을 지정한 것에 대해 "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주간은 없느냐"며 한국당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제를 중심으로 '친박(친박근혜)'이 다시 세 결집을 할 것을 우려한 복당파들이 YS 추모제를 당 차원에서 띄우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추모사에서 "현 정부를 생각하면 답답하다. 개혁하지 않는다"며 "노동개혁, 규제개혁, 연금개혁, 교육개혁은 멀리한 채 집권한 지 1년 반이 넘도록 개혁의 '개'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을 자임하며 서거 당시 빈소에서 상주 역할을 맡았던 김무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한국당에 '분열하지 말고 화해하고 통합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그동안 당이 잘못돼온 과정에서 책임 있는 사람들은 책임을 지고, 양보와 희생해 통합하는 길만이 차기에 집권할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 정치권은 이날 YS 추모식이 '박정희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적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이 새로운 시대를 이끌 수 있는 지도자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면받았던 YS를 밀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금까지 한국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간판으로 내걸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통 후계자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산을 잃어버렸다. 김병준 위원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성공 모델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아울러 대선과 지방선거 등 최근 두 차례의 선거에서 YS의 정치적 기반인 부산'울산'경남(PK)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준 한국당이 YS를 띄우면서 탈환에 나선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당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혹독한 평가를 받은 상황에서 당의 정통성을 YS로 연결해 보수 복원을 꾀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당 계파 싸움의 하나라는 주장도 나온다.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의 세 결집을 막기 위해 복당파가 YS 띄우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대구경북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이 1년 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띄우기에 나섰다가 지금은 YS 띄우기를 하고 있다"면서 "두 전직 대통령의 추모행사를 대하는 한국당의 태도가 너무 달라 씁쓸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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