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출향인 청년 CEO 윤철진, 대구 동성로 꺼진 상권에 불 지피다

입력 2018-11-21 11:53:14

윤철진 대표가 동성로 삼덕사잇길에 위치한 정든밤이라는 매장에서 요리하는 모습.
윤철진 대표가 동성로 삼덕사잇길에 위치한 정든밤이라는 매장에서 요리하는 모습.

"청년 여러분, 꿈을 향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십시오."

예천군 용궁면 출향인 윤철진 대표가 대학 초청 강연에 오를 때면 청년들에게 전하는 말이다. 그는 달빛사냥과 정든밤, 동네술집 등 동성로 4곳, 경북대 북문 2곳, 칠곡 1곳, 신암동 1곳 등 8곳에서 술집과 카페를 운영하는 청년 CEO다.

윤 대표는 그야말로 자수성가한 요식업 사업가다. 그는 대학 졸업 후 한 제약회사에 영업직으로 입사했지만 요식업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6개월 만에 퇴사했다. 소작농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윤 대표는 집안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았다. 퇴직 전 모아둔 월급과 퇴직금 1천만원을 갖고 대학교 앞 포장마차를 시작으로 불과 5년 만에 8곳의 매장을 차리게 된 것이다.

현재까지 오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구와 동업으로 문 연 포장마차는 첫 시련을 안겼다. 맛있는 음식만 깨끗하게 팔면 되는 줄 알았지만 소방법, 건축법 등을 위반했다는 익명의 신고로 첫 번째 매장의 문을 닫게 됐다. 장사는 불티났지만, 요식업과 관련한 법에 무지했던 게 문제였다.

하지만 재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첫 시련은 경험을 줬고 이루고 싶은 분명한 꿈이 있었기에 새로 나아갈 수 있었다.

윤 대표는 포장마차를 접은 뒤 전국에서 잘나간다는 식당과 카페, 술집 등을 돌며 아이디어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경북대 북문 죽어가는 상권에 자리를 잡았고 친절 서비스에 주력했다.

또 예천군 출신 고향 손님과 함께 인근 지역 출신 손님에게도 무료 안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이벤트로 시선을 끌었다. 얼마 뒤 친절한 젊은 사장이 운영하는 술집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술집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동성로에 첫 포문을 연 것도 삼덕사잇길 시내 외곽의 죽어가는 상권이었다. 그는 지금껏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불 꺼진 골목을 새로운 밝은 거리로 만들어야겠다는 포부를 갖고 입성했다.

결과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동성로 첫 매장을 시작으로 1년에 하나씩 4년 만에 삼덕사잇길 골목에 상호가 다른 4개의 새로운 매장을 만들었다. 모든 매장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그의 꿈대로 꺼져가던 동성로 삼덕사잇길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의 새로운 목표는 요식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돕겠다는 것이다. 현재 운영하는 매장 하나를 프렌차이즈화 해 자신의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초년 사업가들이 위험 리스크를 줄이도록 돕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윤 대표는 "청년들의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와 젊음이 있다면 못 이룰 꿈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분명한 꿈이 없는 이에게는 꿈부터 가지라고 말하고 싶고, 그 꿈이 명백해지면 생각만 하지 말고 끊임없이 행동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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