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다가오자 고질병인 계파갈등 다시 수면 위로

입력 2018-11-18 17:42:02 수정 2018-11-18 21:39:30

거명 후보들 계파중심으로 해쳐 모여 움직임 보여

자유한국당 고질병인 계파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내달 중순으로 예정된 차기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무대가 될 전망이다.

한국당의 계파 갈등은 지난 6월 지방선거 참패 이후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면서 숙지는 듯했으나 차기 국회의원 공천과 직결된 핵심당직 경합이 치열해지자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양상이다.

특히, 차기 원내대표는 내년 2월로 예정된 당권경쟁(전당대회)에서 심판 또는 관리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당내 각 계파에서 선제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그래야 '원내대표 배출-당 주도권 장악-전당대회 승리-차기 공천 주도-계파 존속(확대)'의 수순을 밟을 수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소 힘이 빠진 상태이기 때문에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당 주도권이 급격하게 차기 원내대표에게 쏠릴 수 있다"며 "내달에는 '새 원내대표가 뽑혔으니 당을 정상체제로 운영하자'는 제언이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등 국정감사가 증인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한 윤병세 전 장관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문제로 잠시 정회하자 강석호 위원장(왼쪽)과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등 국정감사가 증인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한 윤병세 전 장관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문제로 잠시 정회하자 강석호 위원장(왼쪽)과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에선 3선의 강석호 의원(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이 깃발을 올렸다. 가장 먼저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히며 표밭을 일구고 있다. 강 의원은 비박계·복당파인 김영우·김학용·홍문표 의원 등과 계파(비박·복당파) 대표 자리를 두고 예선을 펼치고 있다.

당내에선 이달 내 교통정리가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 의원의 강점은 화합형 인사라는 점이다. 계파갈등이 첨예하게 펼쳐질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의 미래'를 얘기할 수 있는 명분을 거머쥐고 있다.

강 의원은 그동안 수차례 인터뷰에서 "비박·탈당파와 친박·잔류파를 모두 아우를 수 있다는 게 내 강점"이라고 말해왔다. 또 친박계 이장우 의원에게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 출마를 제안하기도 했다.

당내에선 강 의원이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 출신인데다 탈당 이력이 없어 상당한 득표력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제1야당 원내사령탑을 기업경영인에게 맡기기는 부담스럽다는 당내 의견도 적지 않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종합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종합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 의원의 적수는 최근 친박계와 교감을 넓혀가고 있는 나경원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애초 비박계였던 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당에 남았고 최근 친박계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려가고 있다.

친박계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일찌감치 나 의원에 대해 지지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나 의원은 최근 친박계 의원들이 주최하는 토론회에서 모습을 보이며 의원들의 '표심 얻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달 말까지 교통정리가 전개되면서 2~3명으로 후보가 압축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내달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며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계파는 당권접수를 위해 내년 2월까지 강도 높은 세력 모으기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