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 국어 쇼크' 2019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

입력 2018-11-18 16:42:43 수정 2018-11-19 19:55:47

1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유웨이중앙교육 주최로 열린 2019학년도 정시 가채점 전략 설명회에서 한 학부모가 정시 배치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유웨이중앙교육 주최로 열린 2019학년도 정시 가채점 전략 설명회에서 한 학부모가 정시 배치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1교시 국어 쇼크'를 가져온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 및 9월 모의평가도 '널뛰기 식 출제'였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올해 치러진 6월 모평은 지나치게 어려웠고 9월은 지나치게 쉬웠는데, 이렇게 극과 극인 상황에서 만들어진 수능이 다시 극단으로 치달은 것은 검토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두 번의 모의평가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으면 중간 정도가 나왔어야 하는데 현재 상태로는 난이도 조절에 큰 문제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어 영역은 난해하고 방대한 지문, 신유형 문제들로 난도가 높았다. 최고난도 문항으로 꼽히는 31번 문항의 지문은 교사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대구의 한 국어교사는 "교과 선생님들이 읽어도 이해하기 쉽지 않을 정도였다"며 "물리 등 과학적 배경지식이 없으면 내용을 이해하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입시업체가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내놓은 국어 1등급 예상 커트라인은 85~86점 사이라는 분석이 많다. 2000년대 들어 1등급 원점수가 80점대로 내려간 적은 없다.

실제로 지난해 15명에 달한 전 영역 만점자가 현재 4명밖에 파악되지 않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이들 만점자들은 모두 자연계열이여서 인문계열 학생들이 국어영역 과학분야 고난도 지문에 '희생양'이 됐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나형도 1등급 커트라인이 88점으로 예상된다.

18일 현재 대구지역에선 가채점 결과 인문계열 원점수(300점 만점) 290점이 넘는 학생은 1,2명밖에 안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험생들 불만뿐만 아니라 1, 2학년 재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불수능'이 3년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얼마나 더 심도있게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교육과정평가원에 성토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을 20년 이상 출제하는 과정에서 시중 문제집, 각종 사설 모의평가 등에서 나온 기출문제를 걸러내다 보니 출제할 지문이 고갈됐다"면서 "앞으로도 국어영역은 수험생들에게 생소할 수밖에 없는 비문학 지문으로 고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에상했다.

계속되는 불수능 기조를 지켜보는 학부모들은 사교육 시장 의존도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고 푸념한다. 고1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학교 수업에서 고난도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겨울방학 때부터 국어 학원에 보내 미리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고교생 학부모도 "영어조차도 1등급 비율이 축소되는 등 난이도를 예측할 수 없기에 수학, 과학 과목 외에 수능 전 영역에 걸쳐 사교육 의존이 확산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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