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이 강도가 높았던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위원장 김수문) 행정사무감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통상 2시간 정도 하루에 마쳤던 과거 행감과 달리 이번 감사는 12일, 14일 이틀 간이나 진행된 데다 소속 상임위 위원들도 막대한 자료를 요구하며 송곳 질문을 쏟아내서다.
이를 두고 의회 안팎에서는 의회 본연의 책무인 집행부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됐다는 평가와 함께 소방본부가 '미운털이 박혔다'는 설까지, 갖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14일 경북도의회에 따르면 경북소방본부 행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속개됐다. 앞서 12일(15시 30분~오후 6시) 있은 행감에 이은 보충감사가 실시된 것.
4선의 윤창욱 도의원(한국당·구미2)은 12일 행감에서 한 시간이나 할애해 질문 공세를 폈다. 윤 도의원은 앞서 소방본부의 5천만원 이상 계약 회계서류와 용역 집행 결과물 등 A4용지 10박스 분량의 자료를 받은 바 있다.
재선의 박정현 도의원(무소속·고령)은 최근 발생한 포항 북부 소방서 화재 장비 도난 사건에 대해 질타하며 "이는 어떠한 변명으로도 도민에게 납득이 될 수 없는 사건인 만큼 재발방지와 사후대책 추진에 만전을 기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행감은 도의원들의 깐깐한 질문 공세에 오후 6시가 되도록 총 10명의 의원 중 다섯 명 밖에 질의를 하지 못했다.
엄격한 감사에 이제 갓 부임 한달을 넘긴 이창섭 본부장도 호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보통 소방본부 행감은 당일에 대부분 끝났는데 이번과 같은 경우는 흔치 않다"면서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에 이어 의회 행감도 두 차례 진행되니 자료 준비 등으로 야간이 잦아 진땀을 흘렸다"고 했다.
과거 전례가 없을 정도로 빡빡했던 건소위 행감인 터라 그 배경을 둘러싼 풍문도 나돌았다.
우선 행감을 통해 다선 도의원들이 아우라를 마음껏 뽐내 후배 의원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윤 도의원은 "이번 행감에서 여러 의원들이 합심해서 새 도정을 열어보자는 취지에서 어느때보다 강도 높은 행감을 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신임 본부장의 '복장불량'으로 인한 '군기잡기' 의도도 일부 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달 5일 취임한 이 본부장이 지난 6일 열린 경북도의회 제 1차 본의회때 평상복 차림으로 참석, 도의원 심기를 거슬렀다는 것이다.
한 도의원은 "아무리 규정에 부합한다 하더라도 신성한 의회에서 본분의 상징인 제복을 입지 않은 것에 대해 일부 도의원들이 다소 반감을 가진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김수문(한국당·의성2) 위원장은 "새 회기인 만큼 이번 건설소방위 행정감사는 어느때보다 강도 높게 진행됐다"며 "의원들의 질문과 자료 요청에도 소방본부 차원의 미흡한 점이 다소 있어 보충감사를 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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