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조치 전에 美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게 北측 입장"
"북미긴장엔 '김영철 요인'도…美, '김정은 여전히 비핵화 추구' 판단"
북미 고위급 회담이 돌연 연기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북미 간 교착 국면에서 북한이 갈수록 미국에 정말 화가 나 있는 상태라고 CNN방송이 관련 상황에 밝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북미 간 '냉온탕' 상황을 잘 아는 소식통은 CNN에 "북한은 미국이 제재 완화 조치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에 정말로 화난 상태가 되어 가고 있다"며 "자신들이 추가 조치를 하기 전에 미국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게 북측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결국, 북미간 교착 상태의 원인은 어느 쪽이 먼저 양보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CNN이 보도한 이러한 북측의 기류는 11·6 중간선거를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기자회견을 한 자리에서 "북한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 잘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한 것과는 확연한 온도 차가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북미 고위급회담 연기와 관련해 "북한이 취소했다"며 북한이 조기 제재완화 같은 조치를 얻어내고자 미국을 압박하려는 시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해석이라고 전날 보도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같은 날 국회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북측으로부터 연기하자는 통보를 받았다고 미국이 우리에게 설명해줬다"며 "미국은 북으로부터 '서로 일정이 분주하니 연기하자'는 설명이 있었다는 것을 저희에게 알려왔다"고 밝혔다.
CNN은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북측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한 고위급 또는 실무 대화를 통해 현시점에서 얻어낼 게 별로 없다고 판단하고 회담을 취소하기로 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측의 고위급회담 취소 통보 시점과 관련, 한 고위 당국자는 북측 대표단이 중간선거 당일인 6일 회담을 연기하기 위해 전화를 걸어왔다고 CNN에 전했다.
국무부는 7일 0시께 북미고위급 회담 연기를 발표했고, 이에 대해 로버트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정보를 확인하자마자 가능한 한 빨리 공개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는 8일 뉴욕에서 비건 특별대표와 함께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북미고위급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선(先) 비핵화 - 후(後) 제재완화' 입장을 견지하는 가운데 미국이 걱정하는 것은 다른 나라들, 특히 한국이 북한에 대한 '전면적 압박' 수위를 유지하는 문제라고 한 당국자가 CNN에 전했다. 이 당국자는 "한국이 앞서 간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최근 핵 개발·경제건설 병진 노선 부활 위협 역시 북미 간 긴장을 고조시켜왔다고 CNN은 협상에 밝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북미 간 협상이 삐걱거리는 것에는 '김영철 요인'도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미국 측은 군부 출신 강경파인 김 부위원장의 협상 스타일에 대해 '까다롭고 구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협상에 다른 인사가 나서기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당국자는 CNN에 "미국의 관점에서 김영철이 다루기 힘든 강경파라는 점도 부분적으로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24일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며칠 전 돌연 취소했을 당시 그 배경을 두고 '적대적 내용'이 담긴 김 부위원장의 비밀편지가 발단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바 있다.
북미 협상이 지지부진하긴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전히 비핵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게 워싱턴의 평가라고 CNN은 2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측은 북미 협상이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것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북한내 엘리트층의 '동조'를 끌어내야 하는 상황과 연관 지어 보고 있으며, 이런 판단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북한에 비판을 가하지 않고 계속 '인내'하는 입장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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