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 인건비 3명만 지원…식품비 줄여 인건비 충당하는 상황 반복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대구의 일부 초등학교에서 학생 수가 늘어날수록 급식의 질이 떨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이 급식 인원과 상관없이 조리원 인건비를 3명 분만 지원하는 탓에 식품비를 줄여 인건비를 메우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7일 대구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현재 무상급식을 실시 중인 초등학교의 급식 단가는 2천310원으로 식품비, 인건비, 운영비로 구성된다. 인건비는 급식 인원에 상관 없이 조리사를 제외한 조리원 3명 분만 지원된다.
때문에 급식 인원이 많아 조리원을 추가 고용해야 하는 학교는 부족한 인건비를 급식비에서 충당하고 있다. 급식 인원이 늘어날수록 급식의 질을 좌우하는 식품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실제로 급식인원이 550명인 달서구 A초등학교의 경우 인건비 240원(10.4%)과 식품비 1천970원(85.3%), 운영비 100원(4.3%)으로 책정돼 있다.
반면 급식인원이 1천650명인 인근 B초등학교는 인건비가 A초등학교의 2배를 넘는 620원(26.8%)이나 되지만, 식품비는 350원 적은 1천630원(70.6%)에 그친다.
다른 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같은 달서구의 C초등학교(545명)는 인건비가 280원으로 급식비 전체의 12.1%를 차지하는 반면, D초등학교(1천462명)는 인건비(680원)가 30%에 육박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인건비를 아끼려 배식에 학부모를 동원하거나 기초단체의 도우미 지원을 받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학부모들이 직접 조리·배식에 나서거나 초과 인건비를 자부담하지만 한계가 있다"며 "적어도 학생 수가 많을수록 급식의 질이 열악한 현재 상황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시행 중인 타 시·도의 경우 급식인원별로 인건비를 차등 지원한다. 서울은 149명 미만(조리원 지원 1명)부터 2천204~2천704명(13명) 등 13개 구간으로 나눠 인건비를 차등 지급한다.
강원 역시 12개 구간으로 나눠 급식인원이 많은 학교에 인건비를 더 많이 지급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추가되는 인건비는 시·군 교육지원청에서 별도로 예산을 편성, 사실상 모든 조리원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급식인원에 따라 조리종사자 지원을 보완할 필요가 있어 TF를 꾸려 새 기준을 만드는 중"이라며 "7개 특·광역시의 식품비 단가와 소비자물가지수 등을 반영해 내년 전체 급식비 단가도 10% 인상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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