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거르는 학생 위해 무료 급식 제공하는 경상공고

입력 2018-11-12 05:00:00

매주 2회 교사가 직접 조리하고 배식까지 맡아

대구 경상공고가 아침을 거르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아침 급식을 무료로 제공해 호평을 얻고 있다. 교사들이 직접 조리를 하고 배식도 해 사제 간의 정을 돈독히 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경상공고 제공
대구 경상공고가 아침을 거르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아침 급식을 무료로 제공해 호평을 얻고 있다. 교사들이 직접 조리를 하고 배식도 해 사제 간의 정을 돈독히 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경상공고 제공

아침밥을 먹지 못하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아침급식을 실시하는 학교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교사들이 직접 조리를 하고 학부모 봉사자와 함께 배식까지 맡아 사제(師弟) 간의 정이 두터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교사와 학부모 간의 신뢰와 소통을 다지는 효과도 가져왔다.

대구 남구에 있는 특성화고인 경상공업고등학교(교장 김종태)는 지난 3월부터 매주 두 차례(화, 목요일) 오전 7시 30분부터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제공한다.

학교 측은 가정형편이 넉넉치 않은 학생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가 이후 희망 학생 전원으로 대상 범위를 넓혔다. 현재 아침을 학교에서 해결하는 학생이 70~80여 명에 이른다.

학교 차원의 무료 아침 급식은 대구경북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드문 사례라는 평가다.

교내 아침급식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상엽 연구부장은 "당초 급식실을 사용하려 했으나 여러가지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본관 건물에 요리 동아리실을 만들어 급식 공간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경상공고 교사들은 월요일과 수요일 각각 4~5명씩 3개조를 짜 전날 조리 재료를 준비해 놓는다. 주로 제육덮밥, 김치참치마요덮밥, 카레라이스, 스팸김치계란밥 등 곁들임 반찬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다. 아침엔 조별 담당 교사와 학부모 봉사자 1, 2명이 나와 밥을 하고 재료를 데워서 80인분의 식사를 마련한다.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김인준(전자기계과 1학년) 학생은 "등교시간은 8시 20분까지지만 화, 목요일만큼은 아침을 먹기 위해 더 일찍 일어난다. 부모님처럼 맛있게 조리해주시는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도 들고, 매일 다양하게 바뀌는 메뉴가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두 번 학생들에게 아침급식을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을 학교 측에서 부담한다고 했다. 교내 자판기 4대를 운영하면서 나오는 연간 1천800만원 정도의 수입으로 충당한다는 것. 학생들이 이용하는 자판기 운용 수익을 '무료 급식'으로 환원하는 셈이다.

김종태 교장은 "아침을 거르고 오는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밥 한끼로 애교심이 고취되고 평생 기억에 남는 학창생활을 만들어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면서 "부모의 마음으로 함께 뜻을 나누어 준 선생님들과 자원봉사 학부모들께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