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부족한 청도 운문댐 물을 울산에 보낸다고? 이게 무슨 말?

입력 2018-11-06 05:00:00

지난 1월 심각한 겨울가뭄으로 청도 운문댐 담수율이 댐 조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운문호 상류층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매일신문DB
지난 1월 심각한 겨울가뭄으로 청도 운문댐 담수율이 댐 조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운문호 상류층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매일신문DB

지난달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대구·경북·구미·울산 광역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공개 회동에서 대구시민의 식수원인 운문댐 물을 울산과 공동 사용한다는 데 합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민들의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매년 갈수기 때면 운문댐 저수율이 낮아져 대구시조차 운문댐 물 대신 낙동강 물로 수돗물을 대체하는 상황인데 울산에까지 퍼줄 만한 여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장기 가뭄 탓에 운문댐 수위가 최저기록을 나타내자 대구시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운문댐 취수를 일시 중단했다. 대신 운문댐 수돗물을 받아 쓰던 동구와 수성구 일부 지역에는 낙동강 수돗물을 공급해왔다.

아울러 지난 2월 완공한 금호강 비상급수시설로부터 원수를 취수한 뒤 고산정수장에서 걸러 생산한 수돗물도 함께 공급하기도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 6월 말 들어 장마와 태풍 영향으로 운문댐 저수량이 늘면서 7월 25일부터 운문댐 수돗물 공급을 정상적으로 재개했지만 올 겨울과 내년 봄 가뭄이 이어질 경우 또다시 운문댐 취수가 불가능해질 수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총리가 5일 밝힌 '청도 운문댐 물을 대구와 울산이 공유한다'고 합의했다는 내용에 대해 대구시는 물론 많은 지역민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울산시의 경우 침수로 인해 훼손이 심각해지고 있는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새 취수원 찾기가 과제다. 지난 1965년 식수와 공업용수 확보를 위해 건설한 사연댐으로 인해 태화강 지류인 대곡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반구대 암각화가 침수돼 훼손 논란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 그래서 사연댐 대신 다른 취수원을 찾을 경우 사연댐 수위를 낮춰 반구대 암각화를 보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당시 총리 주재 비공개 회동에서 논의한 내용이 울산에 공급하는 물을 운문댐에서 꼭 끌어다 댄다는 뜻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무방류 시스템과 대구 취수원 이전 등 어느 것이 낙동강 식수 등 영남 건강권을 위하는 길인지, 최선의 방안인지 용역을 하자는 데 합의했을 뿐"이라며 "영남권 전체에 맑은 물을 공급한다는 대전제 아래 운문댐을 포함한 낙동강 상류지역의 안동·임하댐 및 영천댐 등에서 울산에 식수를 공급하는 것이 어떠냐는 뉘앙스의 언급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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